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6 라이프 제1129호 2016년 9월 5일 월요일
<일러스트레이션=신예진기자>
룙관계수업룚
1446년 훈민정음이라는 이름으로 한
글이 탄생했다. 이후 시대가 변하면서
새롭게 나타나는 것이 많아지며 신조어
가 시시각각 생겨났다. 릫대학내일20대연
구소릮가 선정한 2016년 20대 트렌드 키
워드 다섯 가지 중 하나인 릫관태기릮 역시
이 시대를 반영하는 신조어다.
관태기(關怠期)란 관계(關係)와 권
태기(倦怠期)를 합친 말로, 불필요하고
소모적인 인간관계와 인맥을 관리하고
새로운 사람과 관계 맺는 것에 권태를
느끼는 20대를 일컫는다. 이전에는 바깥
에서 혼자 밥을 먹거나 영화를 보는 일
이 어색했다면 릫혼밥릮, 릫혼영릮, 릫혼놀릮 등
의 신조어에서도 알 수 있듯 이제 혼자
무언가를 하는 것은 전혀 이상한 일이
아니다.
현재의 20대는 왜 혼자 사는 삶을 추
구할까? 그 이유를 대학내일20대연구소
이재흔 연구원은 릲팍팍해진 20대의 삶에
여유가 없어서릳라고 꼽았다. 학점과 스
펙, 취업을 위해 이리 뛰고 저리 뛰는 20
대들의 삶에 여유가 사라지고 새로운 사
람을 만나 인맥을 만드는 것은 사치라는
것이다.
혼자 사는 삶을 추구하는 20대가 많아
지면서 그에 대한 우려도 생기고 있는
데, 혼자 사는 삶이 우려를 가져오는 이
유는 무엇일까. 사회관계에서 오는 스트
레스는 우리 몸에서 스트레스와 관련된
호르몬들을 분비하게 하고, 만성적인 외
로움을 느끼는 사람들의 경우 면역력이
떨어진다는 연구 결과도 있어 전문가들
은 좋은 인간관계를 만드는 것도 중요하
다고 강조한다.
우리 대학교 윤상우(사회학) 교수는
릲20대 대학생은 소모적인 인맥관리를 하
지 않고 혼자 지내거나 실제 오프라인에
서보다 SNS에서 소통을 하는 경향이
있다. 하지만 사회생활을 하면 한계를
느낄 것릳이라며 릲사람을 사귀는 기술을
알아야하는데 그럴 기회가 없고 지금 인
간관계를 끊으면 나중에는 큰 대가로 돌
아온다릳고 말했다. 또한 한 매체 인터뷰
에서 대기업 인사담당자는 릲요즘 20대의
개인화는 이미 기업에서도 기정사실로
받아들인다릳며 릲그래도 기업 입장에서는
대인관계가 원만하고 외향적인 신입사
원을 선호할 수밖에 없는 현실릳이라고
말했다.
여러 SNS가 생겨나며 오프라인보다
는 온라인상에서 사람을 만나고 대화를
나누는 일이 많아졌다. SNS에서의 소
통에만 익숙해지거나 필요한 관계만 맺
는 등 인간관계에 노력을 들이지 않는다
면 실생활에서 사회성이나 협력성이 떨
어질 수도 있고, 관태기가 더 심해질 수
도 있다.
새로운 사람들을 만나 새로운 관계를
만들어 나가는 것이 힘들다면 그 해결책
을 룙관계수업룚(데이비드 번즈, 2015)에
서 찾을 수 있다. 정신의학자인 필자는
원만한 인간관계를 만들 수 있는 방법을
여러 이론과 실제 상담 사례, 단계적인
방법으로 설명하고 있다.
이 책은 총 6장으로 구성되어 있는데
장이 넘어갈 때마다 우리가 인간관계에
서 겪는 고민에 해결책이 될 만한 질문
이나 문장을 제시한다. 첫 장에서는 릲인
간관계의 문제는 릫서로 사랑하는 방법을
몰라서릮라기보다는 사실 릫서로 사랑하고
싶어하지 않기 때문에릮 생긴다릳고 말한
다. 연대의 방식보다는 타인과 연대를
하고자 하는 의지가 우선돼야 함을 강조
하는 것이다. 네 번째 장에서 릲관계 회복
의 열쇠는 노련하고 능숙한 소통 기술이
아니라 상대방과 더 친해지고 싶다는 강
한 욕구릳라고 한다. 팍팍한 삶에 지쳐 서
로를 사랑할 여유가 없고 사랑할 필요와
친해지고자 하는 욕구가 없는 20대의
모습에서 인간관계의 문제가 시작한다
고 볼 수 있다.
두 번째 장에서는 인간관계에서 유일
하게 의미가 있는 질문을 릲두 사람 사이
의 문제가 상대방 탓이라고 생각합니
까?릳라고 한다. 인간관계가 힘이 들 때
남 탓만 하지 않고 자신의 언행을 되돌
아본다면 빠르고 쉬운 해결책을 찾을 수
있다고 여러 사례를 통해 이야기한다.
좋은 인간관계를 위해서는 우리가 생각
하는 것보다 많은 힘을 들일 필요가 없
는 것이다.
릲If you expect nothing from any-
body, you릮re never disappointed.릳 미
국의 시인 실비아 플라스는 릲다른 사람
에게 기대하지 않는다면 실망하지 않을
것이다릳고 했다. 인간관계에서 주체적
인 역할을 하지 못하고 타인에게 휘둘
리게 된다면 더 힘이 들고 권태를 느낄
것이다.
연인의 어떤 모습을 사랑하고 있나요?
▲영화 <뷰티인사이드>의원작 <TheBeauty
Inside>의포스터
그는 매일 아침 자고 일어나면 모습이 변
한다. 남자, 여자, 노인,아이심지어외국인
까지. 잘생긴 모습이든 못생긴 모습이든 그
것도 그날 하루뿐, 다음 날이면 또 다른 모
습이다. 영화 뢾뷰티 인사이드(The Beauty
Inside)뢿(감독 백종열, 2015)의 주인공 우
진은 17살의 어느 날 자고 일어나자 모습이
변하기 시작했다. 갑작스러운 변화에 학교
를 다니기는커녕 졸업식조차 가지 못했다.
그런 그의 비밀을 알고 있는 건 세상에 단
두 명. 그의 어머니와 친구 상백 뿐이다. 그
는 그렇게 12년을 살아왔다. 29살, 사랑하
는 그녀 이수를 만나기 전까지.
우리나라에서색다른판타지로맨스로인
기를 끈 이 영화는 독특하게도 광고가 원작
이다. 뢾The Beauty Inside뢿(드레이크 도리
머스, Drake Doremus, 2012). 영화와 같은
제목의 이 영상은 인텔과 도시바의 합작품
으로 총 6개의 에피소드로 구성된 소셜 필
름 광고다. 각 에피소드는 약 4분에서 9분
씩, 총 40분 정도의 영상으로 이루어져 있
으며 칸국제광고제에서 그랑프리를 수상하
기도 했다. 이 영상의 가장 매력적인 부분
이자 자사의 광고를 가장 효과적으로 해낸
부분은SNS를통해전세계의수많은온라
인 유저가 광고에 참여했다는 점이다.
광고 속 남자 주인공 릫알렉스릮. 그는 매일
같이 바뀌는 얼굴을 기록하기 위해 짧은
동영상을 남긴다. 동영상 속 그의 모습은
인종, 성별에 관계없이 다양하다. 원작 광
고는 여기서 매우 독특한 방법을 도입했
다. 페이스북을 통해 수많은 SNS 유저들
로부터 일명 릫알렉스 영상 다이어리릮를 모
집했다는 점이다. 그중에서도 가장 릫좋아
요릮수가 많았던 100명의 알렉스는 광고 속
알렉스의 모습으로 등장하기까지 한다. 영
화 속 우진도 매일 자신의 얼굴을 남긴다.
광고와 달리 한 가지 더 추가된 점이 있다
면 그가 영상의 마지막에서 늘 같은 말을
한다는 점이다. 릲오늘은 여기까지릳. 이 멘트
는 영화의 마지막, 엔딩크레딧 영상에서
이벤트 릫오늘의 우진릮에 참여한 네티즌의
모습이 담긴 영상으로 등장하며 원작을 오
마주(hommage)하기도 했다.
영화는 각 장면을 통해 원작을 본 사람
이나 그렇지 않은 사람 모두에게 즐거움도
선사한다. 광고 속 알렉스는 골동품을 복
구하는 일을 하고 있다. 그가 그 일을 선택
한 이유는 한 가지, 인터넷을 통해 물건을
사고 팔며 다른 사람과 만나지 않고 혼자
일할 수 있기 때문이다. 영화 속 주인공 우
진도 마찬가지다. 그 또한 다른 사람과 만
나지 않으면서 할 수 있는 맞춤형 수제가
구 릫알렉스릮를 만든다. 재미있는 점은 원작
주인공의 이름을 가구점의 브랜드 이름으
로 가져왔다는 것이다. 또 영화 속 우진은
알렉스와 달리 어린아이로 변하기도 한다.
어린아이의 모습으로 변한 그가 데이트 도
중 사람들 몰래 술을 마시다 취한 장면은
영화의 큰 웃음 포인트 중 하나다.
영화는 원작광고의 연장선으로 볼 수 있
다. 짧지만 긴 광고는 릲이전의 현상들이 멈
춘 것은 그녀 덕분인 걸까?진정한 나를 알
아주었기 때문일까릳라며 회상하듯 말하는
장면을 통해 그의 변화가 멈추었음을 암시
하며, 다정한 커플의 모습으로 끝이 난다.
하지만 이때 영화는 원작과 다른 길을 걷
기 시작한다. 모든 비밀을 알게 된 그녀와
그의 연애가 시작되는 것이다.
원작 광고가 여주인공 리마에 대한 사랑
으로 고민하는 알렉스의 모습을 보여준다
면 영화는 매일 모습이 변하는 남자, 우진
과의 연애로 힘들어하는 이수의, 어떻게
보면 조금은 더 현실적인 연인의 모습을
보여준다. 누구에게도 소개할 수 없는 애
인, 매일 남자가 바뀐다며 수군대는 주변
사람들, 그리고 매일 낯선 사람을 반가운
척 웃으며 사랑해야 하는 이수는 자신이
미친 것만 같은 괴로움을 느끼며 결국 정
신과 약을 복용하다 쓰러지고 만다.
갈등 속 헤어짐을 택한 그녀가 릲같이 먹
었던 것, 같이 갔던 곳, 같이 갔던 식당 반
찬까지 다 기억나는데 그 사람 얼굴이 기
억나지 않아릳라고 말하는 장면에서는 그에
대한 그녀의 사랑과 혼란스러움이 함께 느
껴지며 탄식을 자아낸다. 하지만 이내 릲어
제의 나는 과연 오늘과 같을까. 변한 건 네
가 아니라 내가 아닐까릳라는 장면을 통해
결국 겉의 변화는 중요하지 않음을, 중요
한 건 그의 내면과 그에 대한 사랑임을 인
정하며 둘의 사랑은 원작과는 또 다른 결
말을 맺는다. 본질은 결국 안에 있다. 외모
는 변하기 마련이다. 서로의 깊은 내면을
사랑할 수 있는 사람이 중요하다는 것을
보여주며 영상은 끝이 난다. 릲오늘은 여기
까지릳.
이번호잘읽으셨나요?
■이번학보를 릫평릮 해주세요
이번 호 뢾동아대학보뢿 기사와 관련된
각문항의빈칸을채워주세요. 퀴즈의정
답과 함께 독자평을 보내주신 분들 중
추첨을 통해 문화상품권을 드립니다. 승
학캠퍼스교수회관지하 1층 다우미디어
센터로 방문 제출, 혹은 다우미디어센터
페이스북(www.facebook.com/
daumedia)에메시지를보내주세요.
1. 지난 8월 1일 제15대 □□□ 총장이
취임했다. (2면 참조)
2. 1963년 6월 26일 사립학교의 자주성
을 위해 □□□□□이 제정됐다.
(3면 참조)
3. 우리대학창업지원기관은창업교육
센터와□□□□□이다. (5면 참조)
4. 소모적인 인간관계에 권태를 느끼는
것을□□□라한다. (6면 참조)
릫관태기릮에빠진 20대를 위한인간관계수업
뢾뷰티 인사이드뢿