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clusive Mexicoimg.yonhapnews.co.kr/.../svc/06_images/cover_story201001.pdf · 2009. 12. 28. ·...

12
태양과 열정, 신비로움을 품은 땅 멕시코 동부 유카탄(Yucat án) 반도의 끄트머리, 해안 절벽 위에 서 있는 마야 유적 ‘툴룸(Tulum)’에 이르렀을 때는 땅거미가 내려앉을 즈음이었다. 유카탄 반도는 금은보화에 눈이 먼 벽안의 탐험가가 발을 들여놓기 전까지 마야 (Maya)의 영토였다. 지구의 공전 주기를 완벽히 파악한 그들은 반도에 내리쬐는 태양에 유독 집착했다. 장엄한 유 산을 창조한 툴룸의 거주민은 흩어졌지만, 그들이 품던 태양과 열정은 지금도 변하지 않았다. 또한 마야의 문화 역시 21세기의 인류가 풀지 못하는 수수께끼로 남아 있다. 사진 김주형 기자·글 박상현 기자, 협찬 멕시코관광청 Mexico Exclusive

Transcript of Exclusive Mexicoimg.yonhapnews.co.kr/.../svc/06_images/cover_story201001.pdf · 2009. 12. 28. ·...

Page 1: Exclusive Mexicoimg.yonhapnews.co.kr/.../svc/06_images/cover_story201001.pdf · 2009. 12. 28. · 54 201001 201001 55 할 리우드 블록버스터 영화‘ 2012’는 2012년 지구가

태양과 열정, 신비로움을 품은 땅멕시코 동부 유카탄(Yucatán) 반도의 끄트머리, 해안 절벽 위에 서 있는 마야 유적 ‘툴룸(Tulum)’에 이르렀을 때는

땅거미가 내려앉을 즈음이었다. 유카탄 반도는 금은보화에 눈이 먼 벽안의 탐험가가 발을 들여놓기 전까지 마야

(Maya)의 영토였다. 지구의 공전 주기를 완벽히 파악한 그들은 반도에 내리쬐는 태양에 유독 집착했다. 장엄한 유

산을 창조한 툴룸의 거주민은 흩어졌지만, 그들이 품던 태양과 열정은 지금도 변하지 않았다. 또한 마야의 문화

역시 21세기의 인류가 풀지 못하는 수수께끼로 남아 있다.

사진 김주형 기자·글 박상현 기자, 협찬 멕시코관광청

MexicoExclusive

Page 2: Exclusive Mexicoimg.yonhapnews.co.kr/.../svc/06_images/cover_story201001.pdf · 2009. 12. 28. · 54 201001 201001 55 할 리우드 블록버스터 영화‘ 2012’는 2012년 지구가

석회암 지형이 발달한 유카탄 반도에는 종유석과 석순이 지천인 동굴이 많다. 비가 내리고 내려 지하에 물이 들어차면, 종유동은 웅덩이로 변모한다. 멕시코에서는 이렇게 생성된 연못을 ‘세노테

(Cenote)’라고 하는데, 20세기 초반 마야 유적 인근의 세노테에서는 30여 구의 유해와 세공된 장신구가 발굴됐다. ‘성스러운 샘물’ 세노테는 인신공희를 행했던 마야 문화를 이해하는 단초이다.

Page 3: Exclusive Mexicoimg.yonhapnews.co.kr/.../svc/06_images/cover_story201001.pdf · 2009. 12. 28. · 54 201001 201001 55 할 리우드 블록버스터 영화‘ 2012’는 2012년 지구가

54 201001 201001 55

할리우드 블록버스터 영화 ‘2012’는 2012년 지구가 커다란 재앙을 겪는다는 가정에

서 출발한다. ‘2012년 멸망’의 중요한 근거는 고대 마야의 달력이 2012년 12월 21

일에 끝난다는 것이다. 천문과 역학에서 뛰어난 재능을 발휘했던 마야 사람들이

이날을 종말일로 예언했다는 것이다. ‘2012’에서는 화산이 폭발하고 지각이 뒤틀리면서 인류

가 영원히 자취를 감출 위기에 처한다. 영화뿐만 아니라 여러 책에서도 2012년 종말론을 제기

하자, 미국항공우주국(NASA)이 이례적으로 나서 과학적인 이론을 곁들여 논박하기도 했다.

마야 문명은 멕시코를 비롯해 과테말라, 벨리즈, 온두라스에 걸쳐 융성했다. 흔히 잉카(Inca),

아스테카(Azteca) 문명과 함께 중남미의 3대 문명으로 일컬어진다. 하지만 마야가 과연 어떠한

문명이었는지에 대해서는 일부만이 알려져 있을 따름이다. 그래서 마야 문명은 신비로움과 호

기심을 불러일으키는 구석이 있다. 따라서 마야 유적으로 떠나기 전에는 간략하게라도 역사에

대해 공부할 필요가 있다.

기원전 2000년 무렵부터 중앙아메리카에서 살아왔던 마야의 사람들은 서기 300년을 전후해

도시 국가를 세웠다. 상형 문자로 장식된 석주와 다양한 색상의 도자기를 발명하면서 고유의

관습과 문화를 유지하던 마야 사람들은 900년경 갑자기 도시를 버리고 다른 지방으로 떠난다.

학자들은 그들이 불현듯 거처를 옮긴 이유로 전염병, 가뭄, 우두머리끼리의 갈등 등을 거론한다.

1, 2 유카탄 반도의 치첸이트사는 멕시코시티 인근의 테오티우아칸(Teotihuacan)과 함께 마야 문

명을 대표하는 유적이다. 3 치첸이트사에서는 돌기둥만 도열해 있는 광경이 심심찮게 목격된다.

스페인 사람들은 이곳의 돌을 빼내 성당이나 호텔을 지었다.Mayan Ruins in Yucatán Peninsula ; Chichén Itzá & Tulum

잊힌 문명, 마야의 비밀을 찾아중앙아메리카에 뿌리를 내렸던 문명, 마야는

아직도 두꺼운 장막에 가리어 있다. 추론과 상

상만 무성할 뿐, 사실(史實)은 여전히 명확하지

않다. 어떻게 흥성했고 멸했는지 밝혀지지 않

은 탓에 수많은 소문과 이야기의 진원지가 되

기도 한다. 유카탄 반도의 치첸이트사(Chichén

Itzá)와 툴룸은 마야를 들여다볼 수 있는 몇 안

되는 ‘창’이다.

1

2

3

Page 4: Exclusive Mexicoimg.yonhapnews.co.kr/.../svc/06_images/cover_story201001.pdf · 2009. 12. 28. · 54 201001 201001 55 할 리우드 블록버스터 영화‘ 2012’는 2012년 지구가

201001 57

Exclusive

56 201001

치첸이트사에는 구기 운동인 ‘폭타폭(Pokta'pok)’이 열리던 넓은 경기장이 있다. 사방이 벽으로 둘러싸인 이곳에는 축구공이 겨우 들어갈 만한 구멍 두 개가 있다. 수백 년 전 마야의 건장한 청년들

은 ‘목숨’을 걸고 7명이 팀을 이뤄 공이 구멍에 들어갈 때까지 사투를 벌였다. 경기가 끝난 뒤 한 팀의 주장은 신에게 제물로 바쳐졌다.

Page 5: Exclusive Mexicoimg.yonhapnews.co.kr/.../svc/06_images/cover_story201001.pdf · 2009. 12. 28. · 54 201001 201001 55 할 리우드 블록버스터 영화‘ 2012’는 2012년 지구가

201001 5958 201001

이 사건을 기점으로 마야 문명은 크게 변화한다. 그래서 900년을 기준으로 이전을 ‘고전기

(Classical Period)’, 이후를 ‘후 고전기(Late Classical Period)’로 지칭하기도 한다. 유네스코 세

계유산으로 등재된 치첸이트사는 마야의 후 고전기 문명이 꽃핀 지역 중 하나이다. 멕시코의

중앙 고원에서 영화를 누렸던 톨텍(Toltec) 문화와 마야가 합쳐져 태어난 독특한 산물이다.

마야인들이 꿈꾼 세상, 치첸이트사 유카탄 반도에 흩어진 마야의 유적 가운데

규모가 가장 큰 치첸이트사는 ‘우물, 즉 세노테 근처의 이트사 사람들’이라는 뜻이다. 5세기

에 태동했으나, 10세기부터 14세기까지 발전했던 것으로 전해진다. 전성기였던 13세기 초반

에는 6만 명 이상이 살았다고 한다. 하지만 고전기의 도시들처럼 뚜렷한 연유 없이 일순간에

주민들이 사라졌고, 훗날 우연히 발견될 때까지 밀림에 파묻혀 있었다. 민족이 몰살되지 않았

음에도, 이미 가꿔놓은 터전을 버렸다는 점이 의아할 뿐이다.

마야 문명의 결정체라 할 만한 치첸이트사는 2007년 중국의 만리장성, 잉카 문명의 마추픽추

(Machu Picchu), 이탈리아 로마의 콜로세움 등과 함께 세계의 새로운 7대 불가사의로 뽑혔다.

치첸이트사가 지구의 경이로 뽑히도록 한 일등공신은 피라미드를 닮은 25m 높이의 엘 카스

티요(El Castillo) 신전이다.

엘 카스티요는 이집트 기자 지구의 피라미드에 비하면 크기는 작지만, 마야의 수학과 천문학

의 정수가 모두 담겨 있는 건축물이다. 그래서 전문 가이드의 설명을 듣지 않으면, 고갱이는

놓치고 껍데기만 훑어본 뒤 돌아올 수밖에 없다.

작달막하고 까무잡잡한 안내자는 뙤약볕 아래에서 마야에 얽힌 이야기보따리를 풀어놓기 시

작했다. 우선 그는 엘 카스티요의 계단 수를 유심히 살펴보라고 했다. 9개의 기단 중앙으로 촘

촘하게 난 계단은 91개였다. 엘 카스티요는 사면이므로 계단은 모두 364개이고, 정상부까지

합치면 365개가 된다. 마야 사람들은 대략 1천 년 전에 지구가 태양을 도는 데 걸리는 시간을

정확히 예측한 것이다.

자부심 강하고 해박한 안내자는 엘 카스티요의 두 번째 놀라움이 ‘위치’라고 강조했다. 낮과

밤의 길이가 똑같은 춘분과 추분이면 신전에는 거대한 뱀이 출현한다. 오후 4시 30분쯤 북쪽

사면에 햇빛이 드리우면 중앙 계단의 난간에 뱀의 형체가 시나브로 나타나는 것이다. 현대인

도 경탄해 마지않는 교묘한 기술을 마야 사람들은 나침반과 계산기 없이 창조한 셈이다.

마야 사람들의 태양에 대한 관심은 유카탄 반도 동쪽의 툴룸에서도 확인된다. 툴룸은 열대우

림을 전전하던 마야 문화가 소멸하기 직전, 햇살이 따갑고 바람이 선선한 바닷가 절벽 위에 건

설한 도시이다. 치첸이트사보다 늦은 시기에 지어졌음에도 불구하고, 광대하지도 수려하지도

않다.

배수진처럼 툴룸의 앞은 바다, 삼면은 성벽이다. 마야 사람들은 이곳에서 마지막 저항 혹은 반

전을 노렸을 듯싶다. 그러나 사그라진 문명의 유물이라는 인식 탓인지, 석양이 지면 분위기가

더욱 쓸쓸해진다.

1 치첸이트사의 엘 카스티요를 정면에 두고 박수를 치면 메아

리가 되어 돌아온다. 엘 카스티요에는 이외에도 신기한 장치가

많다. 2 치첸이트사에서 희생된 것으로 보이는 사람들의 해골

부조. 3, 4 툴룸에서는 유적 아래에서 해수욕을 즐기는 이색 풍

경이 펼쳐진다. 5 치첸이트사에서 판매하는 기념품.

1

3 4

2 5

해안을 제외하면 삼면이 높은 석벽에 에워싸여 있는 툴룸에서

마야 사람들은 매일 바다 위로 떠오르는 태양을 바라봤을 듯싶다.

Page 6: Exclusive Mexicoimg.yonhapnews.co.kr/.../svc/06_images/cover_story201001.pdf · 2009. 12. 28. · 54 201001 201001 55 할 리우드 블록버스터 영화‘ 2012’는 2012년 지구가

CancúnRiviera Maya

북회귀선 언저리, 멕시코 만을 향해 삐죽 튀어나온 유카탄

반도의 동쪽에 환상적인 휴양지인 칸쿤이 있다. 만(灣)

과 해협을 사이에 두고 미국 플로리다(Florida) 반도와 섬

나라 쿠바, 자메이카와 마주하고 있다. 칸쿤은 태평양을 건너고 아메

리카 대륙을 횡단해야 겨우 닿는다. 물리적 거리만큼 마음의 거리도

멀고, 항공기를 타도 여로가 고되다. 지구의 반 바퀴까지는 아니지

만, 3분의1 정도는 족히 가야 하는 곳이다.

후텁지근한 공기가 목덜미를 감싸는 칸쿤 공항에 도착하면, 숙소에

따라 행로가 달라진다. 바다와 격리된 호수인 라군(Lagoon)을 따라

리조트가 즐비한 ‘소나 호텔레라(Zona Hotelera)’ 혹은 호텔과 상점

이 밀집한 ‘센트로(Centro)’이다. 주머니 사정이 괜찮고 휴양이 목적

인 사람은 소나 호텔레라로, 한 푼이라도 아껴야 하는 배낭여행자는

센트로로 방향을 정한다.

현재는 중남미 최고의 휴양지로 손꼽히지만, 칸쿤은 본래 모래와 어

부만 있는 휘휘한 소촌에 불과했다. 하지만 1970년대 들어 멕시코 정

부가 서부의 아카풀코(Acapulco)에 대항할 만한 관광지를 만들기 위

해 개발을 단행했다. 멕시코 제1의 해수욕장에 버금가는 깨끗한 백

사장과 매혹적인 빛깔의 바다는 칸쿤이 휴양지로 간택될 수 있었던

주요한 원인이었다. 이후 상전벽해에 버금가는 변화가 이루어졌다.

대로가 놓이고, 리조트가 입지했으며, 사람들이 몰려들었다.

칸쿤은 조용하게 휴식을 취하기에는 너무나 들떠 있는 여행지다. 대

도시의 도심 유흥가를 바닷가에 통째로 옮겨놓은 듯한 느낌이다. 제

방같이 좁은 모래톱을 차지하고 있는 소나 호텔레라의 리조트와 클

대서양에 면한 도시 칸쿤(Cancún)은 뜨거웠다. 햇볕은 하얀 모래를 달굴 정

도로 강렬했고, 수영복을 입은 선남선녀가 점령한 해변은 후끈했다. 신명

넘치는 노랫가락과 레몬을 얹은 테킬라도 흥을 돋웠다. 칸쿤은 파티가 진행

중인 실외 연회장을 연상시켰다. 이곳에서 내릴 수 있는 결단은 두 가지. 미

친 척하고 열기에 동참하거나, 모른 체하고 방에 틀어박히는 것뿐이다.

지구상 어느 곳보다 뜨거운 휴양지

Page 7: Exclusive Mexicoimg.yonhapnews.co.kr/.../svc/06_images/cover_story201001.pdf · 2009. 12. 28. · 54 201001 201001 55 할 리우드 블록버스터 영화‘ 2012’는 2012년 지구가

201001 63

럽에서는 가슴을 쿵쿵거리게 하는 음악이 흘러나온다. 낮에는 태양

을 피해 모래사장 파라솔 아래에 숨어 있던 피서객들은 어스름해질

때쯤 휘황한 조명으로 물든 레스토랑과 바로 모인다.

하얏트나 힐튼 같은 세계적인 체인을 제외한 칸쿤의 리조트에서는

모든 활동이 무료다. 숙박비에는 객실 사용뿐만 아니라 식사, 미니바

의 음료수, 각종 레저 시설 이용 등의 혜택이 포함돼 있다. 경제적인

부담 없이 원하는 시간에 먹고, 놀고, 즐기는 것이 가능하다. 식당에

들어가 원하는 음식을 마음껏 맛보는 것은 물론, 로비를 무대로 선보

이는 전통 공연을 감상하며 상쾌한 코로나(Corona) 맥주나 달콤하고

새콤한 칵테일 ‘마르가리타(Margarita)’를 몇 잔이든 주문해 마실 수

있다.

‘흥청망청’하는 칸쿤이 버겁다면, 칸쿤 바로 아래쪽의 리비에라 마

야(Riviera Maya)가 대안이다. 칸쿤과 리비에라 마야는 여러 면에서

대조적이기 때문이다. 칸쿤에는 좁은 공간에 여러 시설이 자리해 밀

도가 높지만, 리비에라 마야는 면적이 넓고 훨씬 한적하다. 세련되고

도회적인 칸쿤과 달리, 리비에라 마야는 자연적이고 수수하다. 그래

서 이곳 사람들은 “칸쿤이 굽이 뾰족한 하이힐이라면, 리비에라 마

야는 굽이 낮은 플랫 슈즈”라고 표현한다.

인구 10만 명 남짓의 플라야 델 카르멘(Playa del Carmen)을 중심으

로 약 135㎞의 해변에 걸쳐 있는 리비에라 마야에는 리조트들이 드

문드문 산재해 있다. 좁은 땅에 하늘 높이 치솟은 칸쿤의 리조트와는

다르게, 매우 넓은 부지에 숙박 시설과 레저 시설이 배치돼 있다. 내

부가 거대한 공원처럼 단장돼 있으며, 건물의 높이는 3층을 넘지 않

는다. 하지만 레스토랑, 카페 등 부대시설 이용 시 추가 비용을 지불

하지 않아도 되는 ‘올 인클루시브(All-Inclusive)’ 시스템은 리비에라

칸쿤은 정열적이고 화끈한 멕시코 사람들을 닮았다. 휴양지에서는 시간이 느릿느릿 흘러가기 마련이지만, 칸쿤에서는 그렇지 않다.

이방인을 흥분시키고 쾌락과 욕망을 쫓게 만든다. 이러한 분위기는 칸쿤을 여타의 휴양지와 차별화하는 중요한 매력이다.

1, 3 칸쿤의 바다는 대부분 리조트나 호텔이 가로막고 있어서 바다로 가려면 로비를 지나야

한다. 호텔에 투숙하지 않아도 수영복만 챙기면 바로 바다에 뛰어들 수 있다. 2 로열 칸쿤 리

조트의 레스토랑.

1

2

3

Page 8: Exclusive Mexicoimg.yonhapnews.co.kr/.../svc/06_images/cover_story201001.pdf · 2009. 12. 28. · 54 201001 201001 55 할 리우드 블록버스터 영화‘ 2012’는 2012년 지구가

201001 65

Exclusive

64 201001

마야의 리조트에도 적용된다. 세간의 시선을 피해 ‘유유자적’하며

은밀히 휴식하기에 적합한 환경이다.

리비에라 마야를 효과적으로 둘러보려면 하루 정도 렌터카를 이용

하는 것이 좋다. 칸쿤에서 툴룸까지 뻗은 한산한 해안 도로를 달리다

보면 작은 마을들이 모습을 드러낸다. 특히 플라야 델 카르멘이나 푸

에르토 모렐로스(Puerto Morelos)에는 예쁜 카페와 아기자기한 고샅

이 많다. 커피를 마시고 독서와 산책을 즐기기 위해 들를 만하다.

돌고래와 함께 수영을 칸쿤과 리비에라 마야에는 여

행자를 위한 다채로운 프로그램이 운영되고 있다. 스노클링이나 스

쿠버다이빙, 카약처럼 친숙한 해양 스포츠부터 사이클링까지 선택

의 폭이 넓다. 그중 ‘돌고래와 수영하기’는 이곳에서만 경험할 수 있

는 활동이다. 바다에 들어가 수족관에서나 보던 돌고래를 만져보는

것만으로도 신기한 기분이 든다.

돌고래와 수영하기는 칸쿤 바로 앞에 떠 있는 무헤레스(Mujeres) 섬

에서 도전해볼 수 있다. 마야 사람들이 달의 여신에게 바친 섬으로

스페인어로 ‘여성’을 뜻하는 이곳은 항구에서 배를 타면 짙푸른 바

다를 25분 정도 질주한 뒤에 다다른다. 섬의 선착장에 도착해 돌고래

가 수면 위로 뛰어올라 회전하고, 드러누워 헤엄치는 환영 쇼를 관람

하면 함께 물놀이를 할 기회가 주어진다.

사실 물속으로 들어가 돌고래를 보면 선뜻 다가설 엄두가 나지 않는

다. 수중이라 움직임이 불편한데다 돌고래의 몸집이 생각보다 큰 탓

이다. 그래서 ‘돌고래와 수영하기’의 첫 번째 단계는 두려움을 없애

1, 2 칸쿤에서 멀지 않은 무헤레스 섬에서는 돌고래와 교감할 수 있다. 처음에는 다소 무섭지만 키스와 악수, 포옹을 하다 보면 두려움이 없어진다. 3, 5 무헤레스 섬 가라폰

공원의 해변은 칸쿤보다 고요하다. 4 가라폰 공원에는 멕시코 국토의 동단임을 알아챌 수 있는 하얀 등대가 있다. 등대에 오르면 곶과 바다가 어우러진 풍광이 내려다보인다.

1

2 3

5

4

Page 9: Exclusive Mexicoimg.yonhapnews.co.kr/.../svc/06_images/cover_story201001.pdf · 2009. 12. 28. · 54 201001 201001 55 할 리우드 블록버스터 영화‘ 2012’는 2012년 지구가

201001 6766 201001

는 것이다. 천천히 유영하는 돌고래의 피부에 손을 대면 비늘이 없어

서 보드랍다. 다음에는 강사의 설명에 맞춰 키스, 악수, 포옹 순으로

접촉면을 넓혀 간다.

‘공중부양’은 돌고래와 수영하기의 백미다. 바다에 엎드린 채로 가

만히 떠 있으면 돌고래 두 마리가 쏜살같이 달려와 코로 발바닥을 밀

기 시작한다. 서서히 속력이 붙으면 수상스키처럼 몸이 자연스레 하

늘로 솟구치는데, 몇몇 사람들은 환호성을 지르기도 한다.

하얀 등대가 서 있는 가라폰(Garrafon) 공원은 길이 8㎞, 폭 500m 내

외인 무헤레스 섬 동쪽에 위치한다. 멕시코 국토의 동단임을 상징하

는 등대 주변에는 작은 마야 유적이 남아 있다. 가라폰 공원은 칸쿤

보다 한결 평화롭다. 야자수 아래 해먹에 누워 낮잠을 청하고, 연인

들이 사랑을 속삭이기 좋다.

한편 무헤레스 섬의 선착장과 가라폰 공원의 중간에 있는 거북 농장

에서는 에코 투어를 할 수 있다. 무헤레스 섬의 서쪽 해안은 세 종류

의 거북이 알을 낳는 지역으로 알려져 있다. 알과 고기를 취하려는

밀렵꾼으로부터 거북을 보호하기 위해 설립된 거북 농장은 거북의

특징과 해양 생태계를 알리는 투어를 실시하고 있다.

한편 리비에라 마야의 셸하(Xelha) 역시 강과 바다의 접점에 형성된 거대한 라군에서 해수욕,

스노클링, 돌고래와 수영하기 등이 가능한 테마파크이다. ‘자연의 수족관’이라는 별칭처럼 많

은 어종이 서식하는데, 편의시설이 잘 갖춰져 있어서 아이를 동반한 가족에게 알맞다. 튜브에

올라타 약 50분 동안 좁은 수로를 따라가며 낯선 열대 동물과 조우하는 프로그램은 남녀노소

누구나 참가할 수 있어 인기가 높다.

원시의 자연에 몸을 던져라 칸쿤과 리비에라 마야에서의 즐거움은 비단 바다

에만 국한되지 않는다. 해안의 뒤쪽으로 눈길을 돌리면 우거진 숲 속에 들어선 어드벤처 파크

(Adventure Park)들이 많다. 이곳에는 순수한 자연에 뛰어들 수 있는 즐길 거리가 마련돼 있다.

‘셀바티카(Selvatica)’와 ‘마야 짚 라인(Maya Zip-line)’은 칸쿤과 리비에라 마야를 대표하는 어

드벤처 파크다. 방대한 여행 자료를 보유한 웹사이트 ‘트립어드바이저(Tripadvisor)’가 2009년

멕시코 최고의 어드벤처 파크로 선정한 셀바티카의 백미는 짚 라인이다. 안전 장비를 착용하

고 나무와 나무를 연결하는 쇠줄을 따라 내려가는 짚 라인은 속도감과 하늘에서 정글을 굽어

보는 짜릿함을 선사한다. 셀바티카의 짚 라인은 북미에서 가장 긴 코스로 유명한데, 12개로 나

뉜 코스를 완주하려면 1시간 가까이 걸린다. ‘나이트 플라이트 어드벤처(Night Flight Adven-

ture)’에 참가하면 칠흑 같은 어둠 속에서 짚 라인을 하며 특별한 추억을 만들 수 있다.

짚 라인을 마친 뒤에는 군용 트럭을 타고 덜커덩거리는 비포장 길을 달려 세노테로 이동한다.

1 어드벤처 파크의 짚 라인을 하면 외줄에 의지해 열대의 수풀

위를 빠르게 날아갈 수 있다. 2 관광객이 짚 라인을 위해 안전

장비를 착용하고 있다. 3 어드벤처 파크 ‘셀바티카’에 전시된

기념사진. 4 셀바티카에서 세노테로 이동하기 위해 탑승하는

군용 트럭. 5 ‘마야 짚 라인’의 세노테에서 사람들이 수영을 하

고 있다. 6 세노테와 잇닿은 동굴에서는 마야의 제의가 열린다.

1

2 3

4

5 6

Extreme Adventure in the Jungle

Page 10: Exclusive Mexicoimg.yonhapnews.co.kr/.../svc/06_images/cover_story201001.pdf · 2009. 12. 28. · 54 201001 201001 55 할 리우드 블록버스터 영화‘ 2012’는 2012년 지구가

초록빛을 띠는 세노테는 다이빙을 위한 최적의 장소이다. 수심이 그

다지 깊지 않고, 수온이 적당해 짚 라인으로 땀에 전 몸을 던지고픈

충동이 일어난다. 마야 사람들에게 종교적인 의미를 지녔던 세노테

가 유희의 무대로 탈바꿈된 셈이다.

셀바티카에는 전기 모터를 이용한 1인용 보드인 세그웨이(Segway),

모래나 자갈길을 달릴 수 있도록 차체가 낮게 설계된 버기카(Buggy

Car) 등 새로운 탈것도 준비돼 있다. 경험이 전혀 없는 사람도 간단한

교육만 받으면 쉽게 탈 수 있다.

‘마야 짚 라인’은 명칭처럼 어드벤처 파크와 마야 문화 체험을 결합

한 곳이다. 짚 라인과 세노테에서의 수영처럼 칸쿤과 리비에라 마야

에 보편화된 프로그램보다는 마야 문화에 무게중심이 쏠려 있다. 가

이드를 따라 나무가 무성한 숲길을 10분 정도 걸으면, 영험함이 느껴

지는 동굴과 세노테가 나타난다. 이곳에서는 마야 사람이 영혼을 정

화시키는 의식을 엄수한다. 참석자들은 향로에서 피어오르는 훈김

을 눈여겨보며 기도를 드린다.

마야 짚 라인에서는 마야 사람들이 정성껏 차린 음식을 먹으며 일정

을 마무리하게 된다. 옥수수를 빈대떡처럼 구운 토르티야에 닭고기

나 야채를 싸서 돌돌 말면, 그 자체로 훌륭한 멕시코 요리가 된다. 음

식의 종류는 많지 않지만, 소박하고 깔끔한 맛이 미각을 만족시킨다.

Page 11: Exclusive Mexicoimg.yonhapnews.co.kr/.../svc/06_images/cover_story201001.pdf · 2009. 12. 28. · 54 201001 201001 55 할 리우드 블록버스터 영화‘ 2012’는 2012년 지구가

201001 7170 201001

1, 2 멕시코 젊은이들에게 죽음의 날과 핼러윈의 경

계는 모호하다. 복장은 평범하지만, 얼굴 분장은 범

상치 않다. 3 관광객들이 슈카렛의 공동묘지를 순회

하고 있다. 죽음의 날 기간에 무덤은 멕시코 사람들

의 재치와 익살을 드러내는 도구가 된다. 死者를 위무하는 유쾌한 축제핼러윈 행사가 열리는 날로 알려진 10월 31일 저녁

나절, 리비에라 마야의 슈카렛(Xcaret)은 인파로 붐

볐다. 귀신을 떠올리게 하는 기괴한 분장을 한 사람

들도 눈에 띄었다. 관광객의 발걸음이 멈춘 곳은 흥

미롭게도 360여 기의 무덤이 모여 있는 공동묘지였

다. 나선형으로 난 길 주변은 화려하게 장식된 묘지

들로 빼곡했다.

멕시코로 향하는 비행기가 출발하기 전, 도쿄 나리타 공항에서 만난 멕시코관광청

직원의 마지막 인사말은 ‘즐기라’였다. 그는 음식도 많이 먹고, 술도 많이 마시고,

푹 쉬다 돌아오라며 함박웃음을 지었다. 긴장과 걱정 따위는 버리고, 멕시코에서

의 짧은 날을 최대한 만끽하라는 뜻이었다. 이러한 낙천적인 성격은 ‘죽음’ 앞에서도 바뀌지

않았다. 멕시코 사람들은 죽음을 두려워하지 않는 듯했다.

‘죽음의 날’은 10월 31일부터 11월 2일까지 펼쳐지는 멕시코의 전통 축제이다. 켈트 족이 사신

을 찬양하고 새해와 겨울을 맞이하기 위해 시행했던 핼러윈과 일면 닮은 구석이 있다. 하지만

‘죽음의 날’은 죽은 친지나 친구를 가슴에 되새기며, 명복을 비는 날이라는 점에서 확연하게

구분된다. 멕시코 사람들은 이날을 위해 몇 주 전부터 무덤과 제단에 꽃과 음식을 바친다. 그

리고 죽음의 날에는 기타와 트럼펫으로 신나는 곡을 연주하며 묘지 내부를 행진한다. 묘소 앞

에서는 언제나 엄숙함과 경건함을 강요받는 동아시아의 문화와는 분위기가 전혀 다르다.

슈카렛의 묘지는 2004년 개장해 역사가 길지 않은 편이다. 2005년 초대형 허리케인 ‘윌마

(Wilma)’가 이 지역을 강타했지만, 무덤은 다행히도 피해를 입지 않았다. 재미있는 사실은 슈

카렛의 무덤이 시신이나 유골이 묻혀 있는 진품이 아니라는 점이다. 일반 시민들이 먼저 승천

한 가족이나 지인을 위해 조성해 놓은 것들이다. 하지만 죽은 이의 사진이 붙어 있고, 이름과

멋들어진 비문이 새겨진 무덤은 충분히 아름답고 고결하다.

죽음의 날은 슈카렛의 무덤이 더욱 고운 옷을 입는 기간이다. 붉고 노란 꽃이 정문을 뒤덮고

화환과 갖가지 먹을거리가 무덤 앞에 진열된다. 헌물은 과자나 땅콩 같은 주전부리부터 테킬

라나 맥주 같은 술까지 다양하다. 다른 무덤에게 사람들의 눈길을 빼앗기지 않으려는 듯, 저마

다 개성이 넘친다.

산등성이에 오밀조밀 들어서 있는 슈카렛의 무덤을 대하는 태도도 흥미롭다. 스스럼없이 사진

을 찍고 낄낄거린다. 이들은 죽음과 대면해서도 어떻게 천연덕스러울 수 있는 것일까. 해답은

멕시코의 한 건축가가 던진 말에서 찾을 수 있다. 그는 무덤에 대해 “생활을 위한 공간, 삶의

우울함을 이해할 수 있는 곳”이라며 “나에게 우울함과 기쁨은 동의어이기 때문에 무덤 앞에

서면 행복한 순간이 떠오른다”고 했다.

슈카렛의 무덤 꼭대기에는 빨강, 노랑, 파랑, 흰색 깃발이 나부낀다. 마야 사람들의 주식이었

던 옥수수의 빛깔이자 세상을 지켜주는 신(神)들의 색이다. 멕시코에서만 만나볼 수 있는 ‘죽

음의 날’ 축제가 마야의 문화와 무관하지 않음을 보여주는 증거이다. R

BridgetoParadise

1

2 3

Page 12: Exclusive Mexicoimg.yonhapnews.co.kr/.../svc/06_images/cover_story201001.pdf · 2009. 12. 28. · 54 201001 201001 55 할 리우드 블록버스터 영화‘ 2012’는 2012년 지구가

201001 7372 201001

I n f o r m a t I o n

소지품 바르거나 뿌리는 모기약, 선글라스와 선블록, 수영복. 칸쿤과 리비에라 마

야 지역을 여행할 때 반드시 지참해야 할 물건이다. 특히 다양한 체험 활동을 하는

어드벤처 파크는 숲이 우거져 있어서 모기가 득시글거린다. 모기약은 칸쿤의 상점

에서도 쉽게 구입할 수 있는데, 효과가 매우 좋다. 바르는 약이 약 2천 원이다.

여행 상품 하나투어, 모두투어, 롯데관광 등 대형 패키지여행 상품을 판매하는 회

사에는 멕시코만 여행하는 상품이 없다. 대개는 중남미 일주 상품에 멕시코가 포

함돼 있는데, 일정이 이틀이나 사흘에 불과하다. 멕시코시티와 치첸이트사, 테오

티우아칸 등만 들르므로 여정이 매우 빡빡하다. 칸쿤에서 여유 있게 휴식을 취하

고, 유적을 보려면 개별여행으로 떠나는 것이 낫다.

화폐, 비자 멕시코의 화폐 단위는 페소(MXN)이다. 1페소는 12월 중순 기준으로 약

90원이다. 대부분의 상점과 호텔에서는 미국 달러가 쓰이지만, 환율은 페소가 더

유리하다. 다만 몇몇 식당에서는 페소도 달러($)로 표시한다는 점에 유의한다. 환

전은 호텔이나 은행에서 편하게 할 수 있다. 한편 관광이 목적이고, 체류 기간이

180일 이내면 별도의 비자를 받급 받지 않아도 입국이 가능하다.

전압, 시차 멕시코의 전압은 110V, 60Hz이다. 한국과는 달라 일자형 어댑터가 필

요하다. 멕시코는 세 가지 시간대를 사용한다. 티후아나가 자리한 서부의 바하 칼

리포르니아(Baja California) 주는 한국보다 17시간 늦고, 바하 칼리포르니아 수르

(Baja California Sur) 주와 소노라(Sonora) 주, 시날로아(Sinaloa) 주, 치와와

(Chihuahua) 주 등은 16시간 늦다. 멕시코시티와 칸쿤을 비롯한 나머지 지역은 15

시간 늦다.

여행 정보

멕시코 관광청 www.visitmexico.com

칸쿤 관광청 www.cancun.travel

리비에라 마야 관광청 www.rivieramaya.com

로열 칸쿤 리조트 리얼 리조트 그

룹이 운영하는 리조트로 2007년 2

월 개장해 깨끗한 외관과 넓은 객

실이 돋보인다. 칸쿤과 리비에라

마야의 여느 리조트처럼 올 인클루

시브 시스템을 채택하고 있다. 소

나 호텔레라에 위치해 있으며, 공

항에서는 자동차로 20분이 소요된다. 객실 288개는 대부분 바다를 향하고 있으

며, 널찍한 발코니에는 해먹이 설치돼 있다. 멕시코를 비롯한 북아메리카로 거는

전화는 모두 무료이다. 로열 칸쿤 리조트가 연인을 위한 숙소라면, 바로 옆의 그

란 카리브(Gran Caribe) 리조트는 가족에게 추천할 만한 곳이다. 숙박 비용이 조금

더 저렴하고 아이들을 위한 시설이 잘 갖춰져 있기 때문이다. 만 2세 이상의 아이

를 대상으로 하는 키즈 클럽에서는 그림 그리기, 독서 등을 가르치며 어린이 전용

워터파크도 있다. www.RealResorts.com

멕시코는 지리적으로는 북아메리카, 문화적으로는 라틴아메리카에 속하는 나라

이다. 면적은 197만2천250㎢이고 북쪽은 미국과 국경을 접하고 있으며, 남쪽에

는 과테말라와 벨리즈가 위치한다. 인구는 약 1억1천만 명이고, 원주민과 백인의

혼혈인 메스티소가 약 60%를 차지한다. 수도는 멕시코시티이고, 공용어는 스페

인어이다. 하지만 대도시와 관광지에서는 영어가 많이 통용된다. 국민의 대다수

가 가톨릭을 믿는다.

가는 법 멕시코로 가는 직항은 없다. 그래서 미국이나 일본을 거쳐서 들어가는 것

이 일반적이다. 미국의 로스앤젤레스나 샌프란시스코 등 서부 도시를 경유한 뒤

멕시코로 갈 수 있다. 멕시코의 항공사로는 항공 동맹체 ‘스카이 팀(Skyteam)’ 회

원사인 아에로멕시코(Aere Mexico)와 ‘원 월드(One World)’ 회원사인 멕시카나항

공(Mexicana Airlines) 등이 있다. 아에로멕시코는 일본 도쿄에서 멕시코시티를 잇

는 직항을 주 2회 운항하고 있다. 다만 미국과의 접경 지대에 위치한 서부 도시인

티후아나(Tijuana)에 내려 출입국 심사를 받아야 한다. 일본에서 티후아나까지는

약 10시간, 티후아나에서 멕시코시티까지는 약 3시간, 멕시코시티에서 칸쿤까지

는 약 2시간이 소요된다. 칸쿤에서 한국으로 올 때는 두세 시간 정도 더 걸린다.

아에로멕시코를 이용하면 대한항공의 마일리지를 적립할 수 있다는 것도 장점이

다. 서울에서 칸쿤까지의 이코노미클래스 왕복 항공권 가격은 150만~190만 원

이다

현지 교통 칸쿤과 리비에라 마야에서는 현지 여행 상품을 이용해 돌아보는 것이

일반적이다. 개별적으로 여행하고자 한다면 버스에 탑승해야 한다. 칸쿤을 기점

으로 플라야 델 카르멘(1시간), 슈카렛(1시간 30분), 바야돌리드(2시간 30분), 툴룸

(2시간 30분), 치첸이트사(3시간 30분) 등 명소까지 버스가 오간다. 무헤레스 섬은

칸쿤에서, 코스멜(Cozmel) 섬은 플라야 델 카르멘에서 페리가 출발한다.

기후 칸쿤은 동남아시아처럼 사계절 해수욕을 할 수 있는 휴양지이다. 가장 추운

1월에도 최고 기온이 25℃를 넘는다. 물론 7월과 8월에는 30℃를 웃도는 날이 계

속된다. 9월과 10월에 강수량이 가장 많으며, 3월과 4월에는 비가 적게 내린다.

11월부터 이듬해 2월이나 3월까지는 비를 동반한 강한 바람이 불기도 한다.

〉〉HOTEL

바야돌리드, 따사로움이 깃든 원색 도시

칸쿤에서 치첸이트사로 향하는 길. 관목만이 이어지는 무미건조

한 창밖 풍경에 지루해질 즈음, 자그마한 도시가 길손을 맞는다.

유카탄 주에서 세 번째로 크다고는 하지만, 인구가 5만 명에도

미치지 못하는 조용한 마을인 바야돌리드(Valladolid)이다. 번잡

하고 세련된 칸쿤의 거리와는 달리 고즈넉한 정경이 눈길을 사

로잡는다. 성당과 공원을 중심으로 정겨운 시골길이 바둑판 모

양으로 배치돼 있다.

바야돌리드는 예부터 마야인들이 거주하던 곳이었다. 스페인 군

의 침입을 받았을 때 주민의 대다수는 마야인이었다. 주위에서

재배되는 농작물을 거래하는 곳으로 거듭난 오늘날에도 바야돌

리드에서는 키가 작고 피부색이 짙은 마야인을 쉽게 볼 수 있다.

정복자에 대한 마야인들의 저항이 자주 일어났던 탓에 ‘영웅의

도시’라는 별칭으로도 불린다.

멕시코 사람들의 소소한 일상을 들여다볼 수 있는 이곳은 ‘콜로니얼양식’으로 꾸며져 있다. 스

페인과 토착민의 문화가 융합돼 탄생된 콜로니얼양식은 바야돌리드에 ‘알록달록한 건물’을 낳

았다. 빨강, 노랑, 주황 등 따뜻한 느낌의 색으로 칠해진 2층 건물들은 카리브 해의 햇살을 받으

면 더욱 화려한 색상으로 빛난다. 여기저기서 들려오는 흥겨운 음악소리가 열기를 더해준다.

소촌인 만큼, 바야돌리드에는 유별난 볼거리가 많지 않다. 천천히 산책하며 건물과 사람, 시장을

구경하는 것이 최선의 여행법이다. 산헤르바시오(San Gervasio) 성당과 산베르나르디노(San

Bernardino) 사원이 유서 깊은 건축물로 꼽히는데, 두 곳을 모두 보는 데는 1시간이면 충분하다.

리비에라 마야의 스쿠버다이빙 칸쿤과 리비에라 마야에서 스쿠버다이빙으로

명성이 자자한 곳은 코스멜 섬이다. 플라야 델 카르멘에서 배를 타고 가야 하는

코스멜 섬은 1960년대부터 다이빙 명소로 이름을 날렸다. 허리케인 ‘윌마’에 상

처를 입긴 했으나, 섬 주변 바다의 산호초가 매우 아름답다. 또한 매가오리(Eagle

Ray), 거북, 상어, 그루퍼, 창꼬치 등 어종이 다양하며, 수중에서 가시거리가 30m

에 이르고, 연중 해저 세계를 탐험할 수 있다는 것도 장점이다. 코스멜 섬에서도

스쿠버다이빙 명소로 꼽히는 곳은 산타 로사(Santa Rosa) 벽, 푼타 수르(Punta

Sur) 암초, 콜롬비아

(Columbia) 여울, 팔란카르

(Palancar) 정원 등이다. 공기

통을 30%만 채워도 도달하

는 산타 로사 벽은 산호와 해

면동물로 뒤덮여 있다. 경험

이 많은 스쿠버다이버들만

접근할 수 있는 푼타 수르 암

초에는 앤젤피시, 나비고기

등 색깔이 예쁜 열대어가 많

다. 콜롬비아 여울은 별로 깊

지 않아서 초보자도 도전할

수 있으며, 팔란카르 정원은

해저 지형의 생김새가 진귀

한 것으로 알려져 있다.

멕시코 에스펙타쿨라르‘죽음의 날’이

개최되는 슈카렛에서는 밤마다 ‘멕시코

에스펙타쿨라르(Mexico Expectacular)’

라 불리는 공연이 펼쳐진다. 멕시코 에스

펙타쿨라르는 유럽 문명이 멕시코에 흘

러들기 전을 다룬 1부 ‘오래된 멕시코

(Old Mexico)’와 멕시코 각 주의 춤과 노

래를 선보이는 2부 ‘메스티소 멕시코

(Mestizo Mexico)’로 나뉜다. 260명의 가

수와 무희가 등장하는 공연은 마야 족 소

녀가 멕시코의 뿌리에 대한 노래를 부르

며 시작된다. 1부에서는 마야의 운동 경

기인 ‘폭타폭’과 ‘우아루쿠아(Uarhuk

ua)’가 인상적이다. 폭타폭은 치첸이트사에서도 행해졌던 게임으로 4㎏의 무거운

공을 작은 구멍에 넣는 팀이 승리한다. 손을 제외한 모든 신체 부위를 사용할 수

있으며, 길게는 3일간 계속됐다고 전해진다. 우아루쿠아는 현대의 하키와 비슷한

경기로, 불을 붙인 나무 공을 스틱으로 치면서 자웅을 겨뤘다. 2부에서는 각 지역

별 대표 공연이 차례로 무대에 오른다. 높은 기둥에서 가는 줄에 매달려 곡예를 부

리는 ‘베라크루스(Veracruz)’와 19세기 도시의 잔잔한 풍경을 보여주는 멕시코시

티의 공연 등 멕시코의 축제를 한 자리에서 즐길 수 있다. 겨울에는 오후 6시부터,

여름에는 오후 7시부터 시작되며 약 2시간 5분 동안 진행된다. 세 가지 코스로 구

성된 저녁식사를 즐기며 공연을 감상할 수도 있다. www.xcaret.com

Valladolid

사진

/리비

에라

마야

관광

청 제

유카탄 반도

멕시코

칸쿤

툴룸치첸이트사

바야돌리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