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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작 전부터 사람이 모여들더니 어느새 빈자리를 찾기 힘들다. 어떻게 알고 왔는지 삼삼오오 사람이 모인다. 박물관 앞 “작은 플래카드 하나 보고 왔다”는 이도 있고 “커피 향이 나길래 무작정 왔다”는 이도 있다. 어쨌든 오감만족 커피콘서트는 매진이다.팟캐스트 커피 읽어주는 남자가 주관하고 (재)노래의섬이 주최하며 커피인커피, ㈜메테오라, 고고아프리카, 커피꼬모가 협찬하는 오감만족 커피콘서트가 지난 10월 9일 남이섬에서 첫 막을올렸다.구대회(카페꼬모 대표) 씨의 맛깔나는 커피 이야기와 진달래밴드, 소프라노 정유미, 피아니스트 박현미 백순재 공연이 1시간 동안 어우러져 관객을 사로잡았다. 커피 메뉴 설명과 함께 무대에서 바리스타가 추출 시연을 보이고 이를 관객이 직접 시음토록 해 무대와 객석이 소통하는 장을 마련하기도 했다. 가족 나들이로 남이섬을 찾은 서울 구의동 김희순(42세) 씨는 “우연히 들렀지만 끝날 때까지 시간 가는 지 몰랐다”면서 “클래식 공연과 커피가 무척 잘어울린다는 것을 처음 알았다”고 소감을 전했다.오감만족 커피콘서트는 남이섬을 시작으로 전국을 돌며 개최된다. 지자체와 커피 관련 업계의 도움을 받아 무료로 관객을 찾아갈 계획인데, 구대회 씨는 커피에 대한 관심이 높아지고 문화를 즐기려는 이들이 늘어난 만큼 성공적인 개최를 자신했다.구대회 씨는 “처음임에도 이렇게 많은 분들이 찾아줘 고맙다. 일반인뿐만 아니라 커피 업계에서도많은 관심 부탁한다”고 말했다. C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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월간 커피앤티와 aT센터가 공동 주최·주관하고 농림수산식품부, 한국농수산식품유통공사, 푸드TV가 후원한 ‘2013 서울커피&티페어’가 지난 10월 9일부터 12일까지 양재동 aT센터에서 열렸다.제1회를 맞아 국내 커피, 차 산업과 문화의 발전 및 대중화를 이끌고자 관련 제조업체와 대중, 일선카페를 아우르는 B2C 콘퍼런스 형태로 개최된 이번 전시회는 ‘열린 축제, 열린 장터’를 콘셉트로 진행됐다. 로스터기 제조·유통, 생두, 장비·기구, 제조·수입 62개 업체가 참가했으며, 로스팅 시연회및 홈카페 체험관, 벼룩시장 운영 등을 통해 업체와 방문객이 직접 소통하는 장을 마련했다. 이 외에도 골든 커피 어워드, 골든 티 어워드, 전문가 세미나 등의 부대행사를 통해 다양한 볼거리와 정보를제공함으로써 전시장을 찾은 1만 4천여 명의 호응을 이끌어 냈다. 특히, 유명 원두 제조업체와 프랜차이즈 업체보다 생두를 직접 수입해 로스팅하는 업체가 주를 이룸으로써 로스팅 시연 및 시음을통해 다양한 품질과 맛의 커피를 일반인들이 쉽게 접근하도록 했다.전통차와 홍차를 비롯한 20여 차 업체가 진행한 세미나가 인기를 끌었으며, 10일 컨퍼런스홀에서세계 커피 시장의 최신 동향과 동북아시아의 역할을 주제로 열린 <서울커피포럼>에는 한·중·일 3개국 대표가 참여해 상호 커피 산업 교류 및 협력 방안에 대해 모색하는 시간을 가지기도 했다.한편, 부대행사로 열린 ‘골든 커피 어워드’에는 에스프레소, 밀크 베이스, 하우스 블랜드, 싱글 오리진, 현장 로스팅 5개 부문에 로스터 100여 명이 참가해 박철우(에스프레소 부문 금상)씨 외 26명이 수상의 영예를 안았으며 에스프레소 티, 프리인 퓨전 티, 티 라떼 아트 3개 부문으로 나뉜 ‘골든티 어워드’에서는 임동현(에스프레소 티 부문 1위) 씨 외 8명이 입상했다. CS

1 한·중·일 3개국 대표가 참여한 <서울커피포럼> 현장. 2 골든 커피어워드에 100여 명이 참가해 성황을 이뤘다. 3 관람객이 평소에 접해보지 못한 생두를 신기한듯 살펴보고 있다.

공연장을 가득 메운 관객과 커피를 주제로 여러 이야기를 주고받는 틈틈이 밴드와 성악가, 피아니스트 공연으로 분위기를 달구고, 전문 바리스타가 추출한 커피를 나눠 마시며 친밀감을 더했다. 이렇게 커피는 또 다른 방법으로 대중을 만나고 있다.글 홍정기 기자 사진 최영희 기자

EVENT 1 EVENT 2

커피와 티 그리고 대중의 환상적인 콘체르토가 시작됐다. 국내 커피 시장의 눈부신 발전과 함께 속출하는 전문 전시회들 틈새로 일반 소비 대중과 소통을 강조한 ‘2013 서울커피&티페어’가 지난 12일 막을 내렸다.글·사진 최영희 기자

가을, 커피 향연으로의 초대

열린 축제 열린 장터, ‘2013 서울커피&티페어’커피가 음악을 만났을 때남이섬에서 ‘제1회 오감만족 커피콘서트’ 개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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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 소프라노 정유미 씨가 커피를 주제로 한 노래를 들려주고 있다. 2 맛깔나는 커피 이야기로 관객을 사로잡은 구대회 씨. 3 4 제1회 오감만족커피콘서트는 빈자리를 찾을 수 없을 정도로 많은 관객이 찾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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너는 어느 별에서 왔니?

시월의 강릉, 커피에 흠뻑 빠지다

‘커피별 강릉, 풍경의 절정마다 커피가 있다’.지난 3일부터 4일간 열린 제5회 강릉커피축제에 무려 30여만 명이 다녀갔다. 애초 관람객 10여만 명을 기대한 강릉커피축제사무국은 예상을 뛰어넘은 매진 행렬에 즐거운 비명을 질렀고, 한 원두커피 업체는 가져온 물량이 하루 만에 동이 나 급히 서울에서 추가로커피를 가져와야 했다. 글 홍정기 기자 사진 최영희 기자

강릉시가 주최하고 강릉문화재단이 주관하며 ㈔한국커피연합회와 강원도,

강원민방, ㈔한국능력교육개발원이 후원하는 제5회 강릉커피축제가 지난 3

일부터 6일까지 강릉실내종합체육관 및 강릉시 일원에서 열렸다.

140여 명이 참가한 개막 퍼포먼스 ‘강릉 커피 100人 100味’를 시작으로 강릉

실내종합체육관 행사장 실내·외에서 다양한 체험 행사와 전시회 등이 열려

관람객의 호응을 받았다.

세계 각국 커피 체험, 커피 로스팅&추출 체험, 자전거를 타고 여행하며 커피

를 즐기는 프로그램, 설치미술품 전시,커피 관련 업체와 단체 상설 홍보 전

시 등과 더불어 커피와 함께하는 바우길 치유 여행, 찾아가는 작은 음악회,

시인의 마을 시 낭송회, 영화 상영 등이 마련됐다.

30만 매진 행렬… 미래를 밝히다

경북도립대학 커피 무료 시음 행사장. 오전부터 늘어선 수십 명의 긴 줄이 오

후에 들어서도 줄지를 않는다. 예상 밖의 많은 관람객이 몰리면서 준비한 커

피가 하루 만에 동이 나자 4일 오전 서울에서 추가로 많은 양의 커피를 공수

해왔다.

다른 행사장 사정도 별반 다르지 않았다. 관람객들에게 큐크림 소프트 젤라

토를 무상 제공한 세미기업㈜은 몰려드는 관람객을 감당 못해 정해진 시간

에만 이벤트를 진행했으며, 시중보다 저렴한 가격으로 베이커리를 판매한

제빵업체는 현장에서 구운 물량으로는 부족해 애를 먹었다.

세미기업 유봉제 이사는 “지난해에 비해 월등히 늘어난 관람객을 보고 깜짝

놀랐다. 이는 강릉 커피 시장이 크게 성장 중이라는 뜻”이라면서 “수도권을

넘어 지역까지 커피 문화가 확산되는 것은 바람직한 일”이라고 말했다.

강릉커피축제가 이처럼 성공적으로 개최된 이유에 대해 주최 측은 시기를

연휴 기간으로 맞추고 행사장을 한 곳에 집중한 것 그리고 지역의 다양한 관

광 자원과 묶어부대행사를 마련한 점 등을 꼽았다.

강릉문화재단 이종덕 사무국장은 “다채로운 프로그램 도입과 내실있는 행사

운영으 많은 관람객이 찾았다”라며 “커피의 도시 강릉을 찾는 이들을 위해

내년에는 더욱 발전된 모습을 보여 드리겠다”고 밝혔다.

한편, 4일과 5일 양일간 강릉실내종합체육관에서 열린 제2회 전국학생바리

스타대회에서 대상은 한국조리사관전문학교 2팀 이시우 공병준 최미정 씨

가, 금상은 대구공업대학교 김새롬 허혜림 신혜정 씨·강원도립대학교 장인

선 곽륜희 홍지수 씨가 각각 차지했으며, 이어 벌어진 ‘2013 강릉 바리스타

어워드’에서는 송호열(금상), 허혜림(은상), 최미정 정은길(동상) 씨 등이 각

각 수상의 영예를 안았다.

전국학생바리스타대회에 입상한 상위 5개 팀에게는 2014년 4월 10일부터 13

일까지코엑스에서 열리는 ‘2014 세미큐크림 월드슈퍼바리스타챔피언십

(WSBC) 학생부대회’ 본선 참가 자격이 주어졌다. CS

1 3 올해로 다섯 번째를 맞은 강릉커피축제에 예상을 뛰어넘은 관람객이 찾았다. 2 4 전국학생바리스타대회에서 한국조리사관전문학교 2팀 이시우, 공병준, 최미정 씨가 대상을 차지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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Focu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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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커피연합회와강릉문화재단이 커피 축제 기간인 지난10월 5일 강릉종합체육관에서 상호 우호 협력 증진과 우리나라 커피 산업 발전

도모를 위한 양해각서(MOU)를 체결하고 강릉커피축제 성장을 위해 힘을 모으기로 했다.한국커피연합회 김황 회장과 이사진, 강릉문화재단 이종덕 사무국장과 관계자, 권선동 국회의원, 이숙자 강원도의원 등이 참석한 가운데 진행된 이날 MOU 체결식에서 권선동 의원은 축사를 통해 “커피 한 그루 없는 강릉에서 열리는 커피 축제가 바로 정부에서 강조하는 창조경제의 모범”이라면서 “새로운 것을 통해 부가가치를 창출하고 강릉 브랜드 가치를 올린 강릉커피축제에 큰 자부심과 긍지를 느낀다”고 말했다.김황 회장은 “이번 축제 기간 동안 도시 전체가 커피 향으로 가득한 것 같다. 커피 산업 발전을 위해 이렇게 좋은 행사를 마련해 준 강릉시에 감사하고, 연합회가 지원 방안을 모색해 보다 발전된 축제가 되도록 최선을 다해돕겠다”고 전했다.한편, 이종덕 사무국장은 “한국커피연합회에서 강릉을 아끼고 사랑해 줘감사하다. 연합회에서 강릉커피축제를 지속적으로 지원해 주겠다고 결의했다. 이번 MOU 체결로 커피 축제가 한 단계 성장하는 계기가 될 것으로확신한다”고 말했다.

㈔한국커피연합회, 강릉문화재단 MOU 체결“커피 축제가 한 단계 성장하는 계기 될 것”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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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년 전 커피 업계에 몸담은 권 팀장은 엔지니어가 되고 싶었다고

한다. 컴퓨터 관련 일을 알아보다 어떻게 커피 머신과 인연을 맺게

됐고, 이후 누구보다 치열하게 공부했다. 그는 “재밌다”고 했다.

“지금까지 접해보지 못했던 새로운 분야에 도전하면서 기쁨과 보

람을 느껴요. 문제가 생기면 종일 붙잡고 골몰하죠. 해결을 못 하

면 어디서부터 손대야 할지 막막하기도 하지만 끝내 내힘으로 해

결하면 정말 기뻐요. 엔지니어 생활이 힘들어도 이런 순간 때문에

견딜 수 있는 것 같아요.”

고단한 하루, 이것이 바로 엔지니어의 삶

그간 웃지 못할 일도 적지 않았다. 수도 배관 잠 궈 놓은 걸 잊은 채

제빙기가 고장 났다고 부르는 경우도 있고, 전원 스위치를 내려놓

고는 머신에 전기가 안 들어온다고 방문을 요청하는 경우도 있었

다. 사실 이런 하찮은(?) 요구가 부지기수다..

“AS 대부분이 간단한 조치면 해결되는 것들인데, 업주들의 노력이

아쉬울 따름이죠.”

그래서 그는 이런 바람을 전한다.“머신 유지보수에 대한 매뉴얼이

있었으면 좋겠어요. 거의 모든 업체가 그때그때 대응하는 방식인

데 정확한 매뉴얼이 있다면 머신을 사용하는 업주들에게 큰 도움

이될 겁니다. 수백 개의 매장을 거느린 대형 프랜차이즈 업체에도

머신 사용뿐만 아니라 유지보수와 관련한 작은 안내 책자 하나 없

는 게 현실이에요.”

이제 오늘 마지막 행선지인 경기 고양시 행신동 커피 전문점 ‘커티

스마스’로 가야 한다. 믹서기 소음이 심하다는 걸로 봐서 베어링에

문제가 있는 듯하다.

“조립 부분 베어링 수명이 다하면 소음이 나게되죠. 마모가 심하지

않다면 베어링만 교체하겠지만, 정도가 심하면 통째로 교환해야

할 수도 있어요. 이런 경우도 매뉴얼이 있다면 업주가 능동적으로

대처가 가능해 빠른 시간에 적은 비용으로 해결이 가능하지만, 현

실은 그렇지 않아 제품 자체를 바꿔야 하는 경우도 있어요. 그러면

업주들은 ‘고작 그것 하나 때문에 기계를 갈아야 하느냐’며 불평을

하곤 합니다.”

어느덧 해가 저문다. 오늘은 일정이 적은 편이라던 권 팀장의 아침

인사가 무색할 만큼 숨 돌릴 틈 없이 하루가 지났다.

대한통상 전광식 대표가 건넸던 말이다. “컴퓨터 관련 일을 해서

권 팀장은 머신 메커니즘에 대한 이해가 빨라 현장 조치 능력이 탁

월합니다. 어떤 문제도 현장에서 바로 대응할 수 있지요. 뒤늦게

엔지니어가 된 만큼 누구보다 성실히 노력한 결과라고 생각해요.”

권 팀장은 그져 멋쩍은 웃음을 지을 뿐이다. CS

오전 8시 30분. 경기 고양시 현천동 대한통상㈜ 사무실에서 영업부 회의가

한창이다. 하루 일정을 공유하고 머신 AS 대상 업체 목록과 AS 항목을 점검

하기 위한 자리다. 영업부 김영일 이사 주재로 열린 회의가 30여 분만에 끝

나자 직원들은 ‘대한, 대한, 화이팅!’을 외치며 각자의 업무를 시작한다.

오늘 기술부 권혁준 팀장은 4곳을 돌아야 한다. 이동 거리, AS에 소요되는

시간 등을 고려하면 부지런히 움직여야 시간 안에 일과를 마칠 수 있다. 회의

가 끝나자마자 방문할 업체를 다시 확인하고, 수리에 필요한 자재를 챙긴다.

그리고 동선을 고려해 방문 계획을 잡는다. 9시가 조금 넘은 시각, 그가 탄 1

톤 트럭에 시동이 걸린다.

“그나마 오늘은 일정이 적은 편이어서 특별한 일이 생기지 않는 이상 6시 이

전에 끝날 겁니다. 처음 방문할 곳은 신사동이에요. 잘 따라오세요.”

업주를 위해서라도 유지보수 매뉴얼 있어야

2년 전, 아스토리아Astoria 프라틱 2그룹 모델을 구매한 서울 신사동 ‘더베리

와플’ 홍성우(29세) 대표는 “머신이 지금까지 한 번도 큰 문제를 일으킨 적이

없다”면서 “정기적으로 점검해 주는 등 대한통상에서 신경을 많이 써 준 덕

분”이라고 말한다.

10시에 시작한 가스켓 교환 작업에 소요한 시간은 30분 남짓. 포터필터를 끼

울 때 머신 본체와의 마찰을 줄이고, 공기를 밀폐해 일정 압력을 유지케 하는

고무링 모양의 가스켓은 보통 6개월 주기로 교체하는 게 좋다. 시기를 놓치

면 고무가 굳어지고 이 굳은 틈으로 압력이 새 적정 추출을 기대하기 어렵게

되기 때문. 권 팀장은 “손님이 많은 매장은 3개월, 일반 매장은 6개월마다 가

스켓을 교체해야 머신 수명을 늘리고 맛있는 커피를 얻을 수 있어요”라고 조

언한다.

샤워 헤드 수리를 위해 다음 행선지인 정동 ‘씨에스타’ 커피숍에 도착한 시각

은 오전 11시. 간단히 볼트 교체를 끝낸 권 팀장은 주인과 여러 이야기를 주

고받은 후 점심을 위해 자리를 뜬다. ‘집 밥’만큼이나 ‘사무실 밥’이 맛있어 웬

만하면 점심은 사무실에서 해결하는 권 팀장이다.

교육장에 설치한 머신 정수필터와 가스켓 교환을 위해 그가 양천동 커피인커

피 사무실에 도착한 시각은 오후 1시. 정동에서 본사가 있는 고양시에 들러

식사를 하고 양천동에 오는데 1시간 30분 정도가 걸린 셈이니 그야말로 쉴 틈

이 없다. 그나마 이곳에서 일이 예상보다 일찍 마무리돼 잠깐 여유가 생겼다.

1 왼손에는 수첩, 오른손에는 장비 가장을 든 권 팀장의 하루는 바쁘기만 하다. 2 고양시 카페 커티스마

스 최은희 대표와 부품에 대한 이야기를 나누고 있다. 3 4 머신을 만질 때만큼은 어느 순간보다 진지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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AS 담당자의 하루, 대한통상㈜ 권혁준 기술부 팀장

‘하루 4건은 적은 편’ 숨 돌릴 겨를 없는 그들의 일상매장을 관리하는 사람 입장에서 머신이 고장이라도 나면 여간 큰일이 아니다. 급한 마음에 AS를 요청하지만 타들어 가는 속을 아는지 모르는지 업주가 보기에 담당자는 ‘굼벵이’가 따로 없다. 그러나 ‘굼벵이’도 할 말이 있다. 아스토리아Astoria 머신을 국내에 보급하는 대한통상㈜ 권혁준 기술부 팀장의 하루를 쫓았다.글 홍정기 기자 사진 최영희 기자

밀착취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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남궁연진 씨는 장애인들에게 커피를 가르치는 선생님이다. 그전에는 유

치원에서 아이를 가르치는 선생님이었다. 오랜 기간 유치원 현장에 있

었던 그는 나이가 들자 새로운 길을 ‘커피’에서 찾았고, 커피는 지금의

하상장애인복지관과 인연을 맺게 했다.

“그냥 향이 좋아 커피를 배웠어요. 결국 바리스타 자격증까지 따게 됐는

데, 2011년 7월 복지관에서 장애인을 대상으로 커피를 가르쳐줄 사람을

찾는다는 공고를 보고 지원해 지금까지 근무하고있어요.”

입사한 지 1년도 채 안 된 2012년 4월 그는 학생 두 명과 호흡을 맞춰 전

국 장애인 대상 ‘월드슈퍼바리스타챔피언십 장애인부’에 참가해 1위를

한 데 이어, 다음 해에는 학생 세 명(참가팀 중 유일하게 장애인만으로

구성했다)을 같은 대회에 출전시켜 2등을 수상했다.

장애인만으로 팀 구성해 수상 영예… “희망이 보이더라”

“바리스타 대회가 있다는 것을 그때 처음 알았어요. 팀장님의 ‘한 번 나

가보면 어떻겠냐’는 추천이 있어 ‘그러겠다’고 했어요. 동작이 느리고 두

서가 없어 처음에는 굉장히 힘들었어요. 그런데 옆에서 계속 말을 해주

고 지켜봐 주니 되더라고요. 그렇게 어렵게 첫 대회를 치르고 나자 아이

들 긍지가 상당했어요. 출전한 것 자체로 자부심이 대단했고 입상까지

하니 자신감도 높아졌지요.”

그리고 두 번째 대회를 준비할 때였다. 지난 대회에 출전했던 이지혜 양

이 자신이 팀장이 돼 나가도 되겠느냐고 물어왔다.

“팀장은 메뉴를 설명하는 등 계속 말을 해야 하는데 ‘과연 될까?’라는 생

각이 들었어요. 비장애인들도 많은 사람 앞에 서면 떨고 말을 더듬거리

기 마련이잖아요. 얼마나 열심히 하는지, 보면서 울컥할 때가 한두 번이

아니었어요. 설마 했는데 이것도 정말 되더라고요. ‘미녀삼총사’라는 이

름으로 나가 2013년 대회에서 2등을 했어요. 이 아이들에게서 무엇이든

하면 되는구나 하는 희망을 봤어요. 오히려 제가 배운 거죠.”

이지혜 손미희 유다미 팀의 2등 소식이 전해지자 복지관 전체가 격려와

축하를 보내왔다. 친구들은 물론이고 선생님들, 학부형들이 “고생하고

수고했다”며 연신 인사를 건넸다. 하랑카페 외벽에는 축하 플래카드가

걸렸고, 내부 천장에는 상패가 달렸다.

“이런 것들이 직업 훈련반 친구들뿐만 아니라 학부모님들에게도 조금이

나마 위안이 됐으면 해요. 그리고 아이들이 조금 부족한 것 같지만 인내

하고 기다리면 반드시 해낸다는 것을 알아줬으면 하고요.”

“2014년 대회도 참가해 금상 타고 싶다”

현재 바리스타 교육을 받는 장애인은 5명. 이미 교육을 마친 수료생들

이 일선 현장에서 근무하고 있지만 현실은 그리 녹록지 않다. 많이 나아

졌다고 하나 장애인에 대한 편견의 벽이 아직 높기 때문. 하루하루 바쁘

게 돌아가는 매장 입장도 이해하나 그래도 시간을 두고 조금 더 기다려

줬으면 하는 게 남궁연진 씨 바람이다. 장애인들이 취업하고 그곳에서

자리 잡는 게 무엇보다 중요하기 때문이다. 선배들이 잘돼야 후배들도

힘을 얻어 자신 있게 사회로 나갈 수 있다.

“하랑카페에서 일반 매장처럼 아이들을 교육한다고 하지만 아무래도 다

를 수밖에 없어요. 이곳은 우호적인 시선이 많고 조금 서툴러도 기다려

주거든요. 그런데 어디 일반 매장이 그런가요. 장애인들은 시간이 오래

걸려요. 이걸 인내하는 게 필요한데 그렇지 못한 경우가 많아요. 다시

말하지만 기다려주면 언젠가 돼요. 조급하게 생각하지 마시고 천천히

지켜봐 주세요. 장애인들이 사회에 뿌리를 내리는 데 비장애인들의 도

움이 필요해요.”

장애인들에게 충고도 잊지 않았다.

“종종 큰 매장에서 일하는 장애인들이 힘들어한다는 이야기를 들어요.

여기서는 커피 내리는 일을 맡았지만 사회에서는 청소부터 시작하잖아

요. 그걸 못 견뎌 하는 거죠. 아마 아이들 스스로 편견 때문에 그렇다고

생각하는 거 같아요. 인정하고 받아들여야 하는데 아직 서툴러서인지

쉽지 않은 모양이에요. 앞으로 나아질 것으로 믿어요.”2014년 대회도 꼭

참가하고 싶다고 했다. 1등인 금상을타고 싶은 마음 못지않게 선배들이

그랬던 것처럼 아이들이 대회 출전을 계기로 자신감을 키웠으면 하기

때문이다. 자신감은 목표 의식을 높이고 희망을 만든다. 2014년, 한층

성숙하고 발전한 그들의 모습을 기대해 본다. C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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커피에 희망을 심다, 하상장애인복지관 남궁연진

“기다려 주면 언젠간 된다.그런 그들에게서 희망을 본다”

장애인들을 이끌고 바리스타 대회에 두 번 참가해 모두 입상한 하상장애인복지관 남궁연진(52세) 씨. 그는 “출전하는 것만으로 아이들에게 큰 동기부여가 된다”면서 “입상 소식을 듣고 주위 모든 분들이 축하해줬다. 이런 모습을 보고 아이들은 뿌듯함을 느끼고 자신감을 갖게 됐다”고 말했다. “비장애인에 비해 느릴 수밖에 없어 하나를 배우는 데도 시간이 오래 걸린다. 그래서 인내가 가장 중요하다. 기다려주면 언젠간 된다. 계속해서 말해 주고 격려하면 해내고야 만다.” 남궁연진 씨는 이런 아이들에게서 배우고 또 배운다. 노력과 땀은 절대 거짓말을 하지 않는다. 서울 강남구 개포동에 위치한 하상장애인복지관이 운영하는 하랑카페에서 남궁연진 씨를 만났다.글 홍정기 기자 사진 최영희 기자

인터뷰

2013월드슈퍼바리스타챔피언십 장애인부에 팀장으로 참가해 2등을 차지한 이지혜 씨와 남궁연진 씨가다정한 포즈를 취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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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미기업㈜ 영업부 김부성 신입사원

“외식 업계 경험 살려 최고 영업사원이 되겠다”정확히 지난 8월 5일 커피 업계에 뛰어든 31살 늦깎이 신입사원 김부성(31세) 씨. 졸업 후 줄곧 외식 업계에 몸담은 그가생소한 커피 업계, 그중에서도 전혀 경험이 없는 영업부를 택했다. 그는 “지금까지 해왔던 일과 조금은 다른 분야라고 해서특별히 부담감이나 어려움은 없다. 어디 가나 적응하는 기간이 필요한 법이고, 외식 업계 경험을 살리면 영업직도 충분히 잘해낼 것으로 생각한다”면서 “영업부는 회사의 꽃이다. 꽃 중의 꽃이 되겠다”는 포부를 밝혔다. 솔직 담백한 그의 이야기를들어보자.글 홍정기 기자 사진 최영희 기자

소개합니다

세미기업에 오기 전 외식 업계에 종사했다고 들었다.

전 직장 SPC 외식사업부에서 최근 디저트 카페 ‘팔러’와 키즈 카페

‘쁘띠5’ 오픈 작업을 맡았다. 신규 론칭한 브랜드를 오픈하고 정착시키

는 게 주 업무였다. 학교를 졸업한 19살 이후 줄곧 패밀리 레스토랑 등

외식 쪽에 있었고, 음료 만드는 일을 시작으로 매장 관리와 오픈에도 참

여하게 됐다.

그렇다면 커피와 인연도 꽤 깊을 것 같다.

음료를 만들고 서빙하기도 했지만 바리스타처럼 전문적이고 체계적

으로 커피를 배운 것이 아니어서 많이 모자라다. 매장에 근무할 때 아메

리카노를 물처럼 마셨는데 하루에 열 잔 넘게 먹었던 것 같다. 그래서

커피 맛은 잘 안다. 그리고 오래전 나에게 커피를 가르쳐준 사람. 동료

들과 지금까지 인연이 닿아 모임을 꾸준히 하고 있다. 커피 맛을 보고

관련 정보를 나누며 서로 교육하는 모임인데, 커피 업계에 몸담은 후부

터 더 열심히 다니고 있다.

영업직은 지금까지 하던 일과는 다른 분야다. 특별한 지원 동기가 있었나.

회사를 처음 접한 건 커피 전시회를 통해서였는데, 늘 사람으로 북

적였다. 보고 싶어도 넘치는 사람으로 자리를 찾을 수 없을 정도여서 내

머릿속에 세미기업은 고객들이 먼저 알고 찾는 회사로 기억돼 있다. 그

러다 지인으로부터 추천을 받았고 망설임 없이 영업부에 지원했다. 지

금까지 해왔던 일과 조금은 다른 분야라고 해서 특별히 부담감이나 어

려움은 없다. 어디 가나 적응하는 기간이 필요한 법이고, 외식 업계 경

험을 살리면 영업직도 충분히 잘해낼 것으로 생각한다.

커피 업계에 들어온 지 두 달이 조금 넘었다. 어떤가.

일단 회사가 가족 같은 분위기여서 아주 마음에 든다. 특히 체계적

으로 조직이 갖춰져 있어 팀워크가 대단하다. 지금은 내부에서 트레이

닝을 받는 기간인데 내년이면 본격적으로 영업에 뛰어들 것 같다. 기대

가 많고 상사들을 보면 나도 모르게 잘 해내야겠다는 각오가 든다. 그리

고 회사에 장기 근속자가 많다는 것에 놀랐다. 10년이 넘게 다니는 직원

이 대부분이다. 이직률이 높은 외식 업계에 비하면 정말 대단하다는 말

밖에 안 나온다. 아직은 그 이유를 잘 모르겠지만 세미기업만의 무엇이

있기 때문일 것이다.

커피 외에 좋아하는 게 있다면.

스노보드를 좋아해 겨울이면 시즌권을 끊어 스키장으로 간다. 아마

올겨울도 내내 스키장에서 지내지 않을까 싶다. 그리고 날이 좋으면 오

토바이 타는 걸 즐긴다. 보통 1박 2일 일정을 잡아 시외로 드라이브를 가

곤 하는데, 오토바이 라이딩은 초보 수준이다. 평일은 회사에서 주말은

이렇게 취미생활로 보내니 여자 친구가 없다.

끝으로 포부를 말해 달라.

지금까지 음료를 만들었다면 이제는 팔아야 하는 입장이다. 많은 음

료를 만들어 봤기에 누구보다 우리 제품에 대한 설명을 잘할 자신이 있

다. 영업부는 회사의 꽃이다. 건방진 말이 될지 모르겠지만 꽃 중의 꽃

이 되겠다. 기대해 달라.

*

‘인사(人事)가 만사(萬事)’라고 했다. 어느 조직이나 단체, 나아가 국가를

잘 운영하기 위한 요건 중 하나가 바로 ‘사람’이다. 기업 총수들이 우수

인력 채용에 직접 발 벗고 나섰다는 이야기가 들릴 정도로 어떤 인재을

채용하느냐에 따라 회사의 미래가치가 결정되는 시대다.

요즘 대기업 사이에서 신입사원 채용 시 유행처럼 하는 말이 있다. 바로

‘신언서판(身言書判)’. 중국 당나라 시절 관리를 등용할 때 적용했던 기

준이 1700년이 넘은 지금 새롭게 주목받는데, 삼성 등 굴지의 대기업,

심지어 공공기관에서조차 입사하려면 신언서판을 갖추라고 요구한다.

스펙의 시대가 가고 바야흐로 新신언서판 시대가 왔다.

신언서판이란, 용모(신身)가 단정하고 언행(언言)이 바르며 글솜씨(서

書)가 훌륭하고 판단력(판判)이 뛰어나다는 것을 뜻한다.

183㎝에 81㎏, 멀리서도 훤칠한 외모다. 8월 세미기업 영업부에 입사해

지금까지 트레이닝을 받고 있는 김부성 사원은 인터뷰 내내 또박또박

자신의 이야기를 풀어냈다. 업계에서 군기(?)가 세기로 정평이 난 세미

기업에서 나름 적응도 잘 해 나가는 듯 보였다.

이 정도면 신과 언에서는 합격점을 줘도 무방할 듯하다. 서와 판은 아직

확인할 길이 없으니 이에 대한 판단은 다음으로 미루도록 하자. CS

줄곧 외식 업계에 종사한 김부성 신입사원은 꽃 중의 꽃이 되겠다는 당찬 포부를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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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름다운 작은 사치 Kleines Luxus뮌스터 뢰스트바 Roestbar in Münster 커피 하우스 ‘뢰스트바Roestbar’. 독일어로 커피 볶는 장치 ‘Kaffee Rösterei’와 커피 바 ‘Kaffee Bar’를 조합한 뢰스트바Roestbar는 우리말로 ‘볶는 가게’정도로 번역할 수 있겠다. 멋 부리지 않은 깔끔한 이름이다. 여유로운 시간을 만끽하려는 사람으로 항상 붐비는 이 커피 하우스는 독일의 자전거 도시 뮌스터Münster의 평온한 풍경과 묘하게 닮았다.글·사진서수진 독일통신원

독일카페

“그냥 카페가 아니에요” 카페 이름을 설명하던 요카Joka&괴팅Götting 부부가 진지하게 내뱉은

이 한 마디에 이들이 뢰스트바를 운영하게 된 계기 그리고 커피에 대한 남다른 애착과 철학이 담

겨있다.

10년 전, 뮌스터 크로이츠피어텔 작은 공간에 커피 하우스를 오픈했을 당시만 해도 로스팅실과 테

이블 3개가 전부인 아담한 곳이었다. 이후 뛰어난 커피 맛으로 인기를 얻으면서 지금은 뮌스터를

대표하는 커피 체인점으로 자리매김했는데, 분점마다 다른 분위기와 특색이 성공 요인이다. 주거

지에 놓인 1호점은 아담한 카페에서 느낄 수 있는 편안함이 매력이고, 구시가지 바로 옆 2호점은

섬세한 인테리어로 다양한 볼거리와 멋스러운 분위기를 자아낸다. 로스팅 작업장과 나란한 3호점

은 다소 외곽에 있지만 넓은 주차 공간을 확보해 나들이에 나섰다가 들르는 손님이 대다수다.

다른 분위기의 매장에서 같은 맛의 커피를 즐길 수 있기에 세 곳 모두 언제나 사람으로 북적인다.

커피 맛을 좌우하는 세 가지

괴팅 씨는 올해로 10주년을 맞은 뢰스트바 성장 과정을 생각하면 놀랍기만 하다며 커피와 인연을

맺게 된 사연을 꺼내기 시작한다.

“커피에 대한 관심과 애착은 이 일을 시작하기 전부터 깊었어요. 우연히 원두 수입 업자와 친분이

생겼는데 그를 통해 신선하게 가공 처리한 다양한 커피를 맛볼 기회가 생겼지요. 생산지에 따라,

로스팅 방법에 따라 커피 맛이 얼마나 다양하고 또 달라질 수 있는지에 대해 알고난 후 그 매력에

푹 빠졌어요. 곧바로 시장에서 판매하는 대량 생산 커피를 끊고 집에서 직접 로스팅한 커피를 마

시기 시작했어요.”

그렇게 알게 된 커피를 지인들에게 소개하고 선물해 주는 게 좋았단다. 괴팅 씨는 작은 즐거움에

서 시작된 커피에 대한 열정이 점점 커져 결국 목공예사 그리고 안경 제작자로서의 삶을 포기하고

커피에 입문했다.

부부는 커피의 세 가지 공정에 대해 이렇게 설명한다.

“첫 번째로 농부의 역할이에요. 이것이 무엇보다 중요하기에 우리는 정기적으로 커피 여행을 떠

나요. 원산지 농장 환경을 보고 농부를 만나 열매를 한 알 한 알 수공으로 재배하는 것을 직접 눈

으로 확인해요. 대량 생산 커피는 이를 소홀히 여겨 상한 생두가 절반 이상 포함돼 있어요. 그러면

당연히 커피의 질과 맛이 떨어지죠. 두 번째로 중요한 과정은 로스팅이에요. 생두마다 로스팅 시

간과 온도가 달라서 항상 눈과 손으로 확인해야 하죠. 이때 가공 과정을 수공으로 하는 것이 아주

중요한데, 상한 생두를 골라내고 내가 원하는 적당한 정도로 로스팅할 수 있기 때문이에요. 세 번

1 뮌스터 시내를 둥글게 감싸고 있는 가로수길. 2 뢰스

트바 2호점. 야외 테이블에 앉아 여유를 즐기고 있는 사람들의 풍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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째로 중요한 것은 바리스타의 역할이에요. 오랜 기간에 걸쳐 숙련되

지 않으면 양질의 원두로도 좋은 맛을 내기 어렵죠. 이렇게 세 과정

이 다 잘 이뤄져야지만 좋은 커피를 만들 수 있어요.” 부부는 뢰스트

바 내 커피 교육실에 진열한 좋은 원두(수공 과정을 거친 원두)와 나

쁜 원두(기계 가공 과정을 거친 원두)를 직접 보여주며 수공 과정이

더없이 중요하다고 입을 모은다.

지역 특산품만 고집하는 유기농 커피 메이커

가게가 문을 연 2000년대 초반, 독일은 음식 산업화에 대한 문제의

식이 일기 시작했다. 음식을 대량 생산하는 기업 제품의 질이 당연

히 떨어질 수밖에 없다는 인식이 확산된 것이다. 자연스레 지역 특

산품과 유기농 작물에 대한 관심이 높아졌고, 이 시기에 처음으로 비

오 마르크트Bio Markt(유기농 마트)가 생겼다.

부부가 뮌스터에서 지역 특산품으로 커피를 제작하는 것 또한 이러

한 맥락에서 이해할 수 있다. 부부는 뮌스터 지역 특산품으로 빵이

나 과자 등의 메뉴를 만든다. 그래서 뢰스트바는 슬로우 푸드를 지

원하고, 지역 특산품을 소비하는 유기농 커피 메이커로 인정 받고 있

다. 커피에 사용하는 우유는 뮌스터 목장에서 아침마다 공급받고,

테이블 위를 장식하는 꽃 역시 인근에서 구입한다. 사이드 메뉴로 제

공하는 빵에 들어가는 각종 채소와 과일 또한 뮌스터 농장에서 재배

한 신선한 재료들이다. 물론 이런 하나하나의 재료를 구하기 위해선

수시로 발품을 팔아야 하고, 이로 인해 비용 또한 증가하지만 부부

는 “이를 포기하면 뢰스트바 메뉴 품질이 그만큼 떨어진다”며 지역

특산물에 대한 중요성을 재차 강조했다.

캐릭터와 콘셉트가 명확한 뢰스트바의 커피는 어떤 맛일까? 부부의

대답은 자연스레 나라별 커피에 대한 이야기로 이어졌다.

“가게 이름을 독일어로 지었듯, 뢰스트바 커피도 ‘독일 커피’라고 할

수 있어요. 나라마다 로스팅하는 정도, 커피를 내리는 방법이 조금

씩 달라요. 이탈리아 남부에서는 원두가 어두운 색이 돌고 윤기가 난

다 싶을 때까지 로스팅하죠. 그러면 커피 또한 아주 어두운 색을 띠

고 탄 맛이나 쌉쌀한 맛을 내요. 반대로 스칸디나비아, 그러니까 북

유럽 쪽에서는 아주 밝게 로스팅해요. 그래서 상대적으로 시큼한 맛

을 내죠. 우리는 커피가 윤기가 날 때까지 로스팅하지 않아요. 이 둘

의 중간 정도가 가장 풍부한 맛을 낸다고 생각하거든요.”

*

뢰스트바는 카페슐레Kaffeeschule(커피 교육관)를 운영하는데 올해

베를린에서 열린 카페 캄푸스Kaffee Campus ‘바리스타 마이스터 샤

프트’ 부문 1등과 5등을 배출했을 뿐만 아니라 ‘최고의 에스프레소’,

‘최고의 카푸치노’ 타이틀까지 거머쥐었다. 특별한 뢰스트바가 한층

더 특별해진 것이다.

뢰스트바에서는 원산지에 따라 원하는 대로 주문해서 커피를 맛볼

수도 있다. 인터뷰를 마치고 놀라지 말라며 요카 씨가 건넨 에디오

피아 원두로 추출한 특별한 에스프레소는 그야말로 처음 접해본 맛

이었다. 시큼하다고 표현해야 할까, 과일의 향이 느껴진다고 해야

할까.

커피의 매력은 다양함에 있다는 부부, ‘커피란 무엇으로 정의할 수

있을까?’라는 질문에 이들은 ‘클라이네스 룩수스kleines Luxus’ 즉,

‘작은 호화로움, 사치’라고 답했다. 대기업으로 성장하기보다 뮌스터

수공업 유기농 커피 메이커가 되기를 선택한 그들의 고집스러움은

산업화와 세계화에 매몰된 현대사회를 돌아보게끔 한다. CS

1 괴팅Götting과 요카Joka 부부. 2 독일 '바리스타 마이스터 샤프트' 부문 1위를 차지한 에르나 토스베르크Erna Tosberg씨가 우유 스팀을 하고 있다. 3 에스프레소가 추출되는 모습. 4 뢰스트바의 로스터기.

5 9 뢰스트바 2호점 내부 전경. 6 10 뢰스트바 1호점 내부 전경. 7 다양한 배합으로 이뤄진 원두와 카카오를 커피하우스와 인터넷에서 구매할 수 있다. 8 뢰스트바의 인기 메뉴인 카푸치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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