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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피니언 15 2019년 7월 31일 수요일 | 제22242호 다 아는 것처럼 제주는 섬이라는 지리적 특성 때 문에 상대적으로 외부에서 병해충이 들어오기가 쉽 지 않다. 그런데 이 같은 일반적인 생각은 이제 옛말 이 됐다. 제주에서도 과거에는 찾아볼 수 없던 외래 병해충과 돌발 병해충이 속출하고 있다. 물론 이는 제주만의 문제가 아닌 전국 공통 현상 이지만, 청정을 최고의 대외 경쟁력으로 내세우는 제주 입장에서 보면 심각한 문제가 아닐 수 없다. 국제교역과 해외교류가 증가하면서 외국에서 유 입된 병해충이 들어오거나, 기후온난화의 영향으로 과거에 찾아볼 수 없던 아열대 병해충 발생이 돌발 적으로 나온다. 이와 관련 국립생태원 외래생물연구센터의 ‘붉은 불개미 등 외래곤충 제주지역 현장조사 결과보고’ 자료에 따르면 최근 제주시 조천읍의 한 옥수수 농 가에서 열대거세미나방(Fall Armyworm) 유충이 발견됐다. 연구센터는 지난 9~11일 외래곤충 제주지 역 현장조사 중 열대거세미나방이 발견된 이 농가에 서 또 다른 외래 해충인 멸강나방 유충도 확인했다. 열대거세미나방은 지난달 13일 제주도농업기술 원 동부농업기술센터 예찰 과정에서 국내 최초로 발 견된 비래(飛來·날아옴) 해충이다. 이 해충은 아메 리카 대륙의 열대·아열대 지역이 원산으로 2016년 남아프리카공화국 등 아프리카 43개 나라로 확산 돼 큰 피해를 낸 이후 지난해까지 스리랑카·방글라 데시·태국·미얀마 등 동남아시아 8개국으로 퍼졌다. 올해 들어서는 중국에서 빠르게 확산했고, 지난 달 제주까지 상륙했다. 이들 외래 병해충이 제주에 서 발견됐다는 사실은 그 자체만으로도 농업생산성 저하와 농산물의 안전성을 위협할 수 있다. 특히 이 같은 현상은 앞으로 더욱 심화되면 심화 됐지 감소하지는 않을 것이라는 점에서 선제적이고 도 근본적인 대책 마련이 시급하다. 이처럼 외래 병해충이 제주에서 빈발하는 것은 지 구온난화와 밀접한 관계가 있다는 게 전문기관의 공통된 분석이다. 나아가 이 같은 현상은 올해 일시 적으로 나타나는 현상이 아니라 앞으로 더욱 심해 질 것이라는 추정이 가능하다. 외래 병해충으로 인한 피해를 막기 위해서는 철저 한 예찰과 검역을 통해 병해충의 발생을 예방하고 발생이 확인되면 신속하고 광범위한 공격적 방제를 통해 확산을 최소화하는 게 최선이다. 예찰을 담당하는 연구·조사 기관과 정부의 선제 적 대응을 거듭 주문한다. 나아가 외래해충을 발견한 농가 등 도민들의 경각 심도 이번 기회에 되돌아볼 필요가 있다. 자영업자들을 만나면 하는 말이 갈수록 늘어나는 일반 관리비를 포함한 매출 원가 상승 때문에 머리 가 아플 지경이라고 한다. 하루 종일 이리 뛰고 저리 뛰고 애를 써도 손에 쥐 는 돈이 자꾸만 줄어든다고 한다. 가게 임대료도 벅찬데 인건비 비중이 갈수록 커져 서 원가 상승 주요인이 되고 있다고 한다. 적은 인원으로 소규모 자영업을 경영하는 모든 자 영업자들의 공통된 고민일 것이다. 통계청에 따르면 올 6월 기준 제주지역 자영업자 는 11만4000명으로 이 가운데 고용원이 없는 이른 바 ‘나홀로’ 자영업자는 8만9000명으로, 전년 동기 (7만9000명)에 비해 1만명 증가했다고 한다. 전체 자영업자의 78.1%를 차지했다. 도내 자영업 자 10명 중 8명은 직원 없이 홀로 점포를 운영하는 셈이다. 경기 악화와 인건비 부담으로 사람을 고용 하지 않고 나홀로 점포를 운영하고 있다는 얘기다. 누가 혼자 ‘북치고 장구치며’ 혼자 일을 하고 싶을 까. 최근 2년간 큰 폭의 최저임금 인상으로 인건비 부담이 커지고 경기 침체로 영업 난이 가중되니 할 수 없이 ‘나홀로’ 가게를 운영할 수밖에 없는 탓이다. 자영업이 무너지게 되면 서민 경제 모세혈관이 막 히고 실업난과 고용 불안이 커진다. 우리 경제는 자 영업 비중이 25%가 넘어 미국(6%), 일본(11%) 등에 비해 월등히 높다. 특히 제주도의 경우 자영업 비중 이 상대적으로 크다. 잘못하면 우리 제주경제 전체 에 큰 타격을 줄 수 있다. 정부는 신용카드 수수료 인하, 임대료 상승 억제 등을 해법으로 내놓았다. 하지만 폭탄 돌리기와 같 은 이런 해법은 또 다른 부작용을 양산할 수 있다. 경 제는 한 곳을 누르면 다른 쪽이 튀어나오게 돼 있다. 결국 원론으로 돌아가 경기에 활력을 불어넣는 수 밖에 없다. 모든 영역에서 대대적으로 규제 풀고, 노 동·공공 개혁을 단행하고, 선진국 어디도 하지 않는 ‘세금 퍼붓기 성장’ 역주행을 중단해 민간의 활력을 높이는 것이다. 그래야 기업 투자가 살아나고, 소비 가 늘어난다. 성장이나 일자리를 정부가 세금으로 만들 수 있다는 생각부터 버려야 한다. 보도에 따르면 제주시 이도2동에서 음식점을 운 영하는 김모씨(56․여)는 “인건비 감당이 어려워 올 초부터 주방이모를 내보내고 혼자 가게를 운영하고 있다”며 “그런데도 장사가 너무 안 돼서 막막한 상 황”이라고 한다. 상황이 이렇게 어렵다. 전체 경기가 살아나야 골목 가게도 장사가 된다. 특별한 비결이 달리 없다. 해법은 정부가 기업을 뛰게 만드는 것뿐이다. 사설 잇단 외래병해충 출현, 선제적 방어가 답이다 경기가 살아나야 골목가게도 장사 된다 1945년 광복 직후 소련의 남하를 저 지하기 위해 임시방편으로 그어졌던 38선은 휴전선이라는 이름으로 지금 까지 유지되고 있다. 그 사이 중국은 미국과의 관계 개선 을 통해 개혁 개방의 길로 들어서 눈부 신 경제성장을 이뤄냈다. 반면 소련은 내부 모순과 외부 압박 을 이겨내지 못 하고 결국 사망선고를 받기에 이르렀다. 그 유산의 상당 부분 을 러시아가 이어받았지만 말이다. 20 세기 후반 이후의 역사는 소련의 퇴조 와 중국의 부상, 그리고 여전히 강건한 미국으로 정리할 수 있겠다. 세계열강들의 그룹인 G7 체제는 한 편으로는 다자화된 G20 체제로 확대 됐으나, 다른 한편으로는 양극화된 G2 체제로 수렴됐다. G2 체제의 당사자인 중국과 미국에 한반도는 지정학적으 로 어떤 의미가 있는가. 그리고 이전 냉 전시대와는 어떤 차이가 있는가. 우선 미국에 동아시아 정책의 핵심 거점은 여전히 일본이다. 일본은 러시 아와 중국 등 대륙 세력의 태평양 진출 을 막는 방패 역할을 충실히 하고 있다. 일본 본토와 오키나와 열도, 대만, 필리 핀, 호주로 이어지는 라인을 철벽 방어 하는 것이다. 그래서 미국은 일본을 소 홀히 할 수 없다. 소극적인 해상 봉쇄를 넘어 대륙 압 박이라는 적극적 차원으로 들어가면 한반도의 지정학적 가치가 훨씬 중요 해진다. 한반도는 베이징과 너무나 가 까울 뿐만 아니라 만에 하나 중국 대륙 에 진출하는 상황이 발생하면 그 유일 한 입구가 될 것이기 때문이다. 미국에 한반도는 대륙 세력의 남하를 막는 저 지선을 넘어 대륙으로 압박해 들어갈 수 있는 전초기지인 것이다. 현재 미국의 한반도 전략은 투 트랙 으로 진행되는 것으로 보인다. 남한에 는 평택에 세계 최대의 미군기지를 건 설해서 미 육군을 주둔시켰고, 성주에 사드를 배치시켜 놓았다. 북한과는 대 화를 통해 핵무기를 포기하는 대신 개 혁 개방의 길로 나오라고 유도하고 있 다. 결국 남·북 모두 친미 세력화하는 것이 미국의 궁극적 목표일 것이다. 작금 북·미 대화는 트럼프라는 개인 의 특성도 작용하지만 미국의 대중 견 제라는 지정학적 전략 차원에서 바라 봐야 한다. 사드 배치와 북·미 대화는 중국에게 엄청난 압박일 것이다. 중국 에게 한반도는 대륙의 명운을 걸고 반 드시 사수해야 되는 혈처다. 그래서 임 진왜란 때도, 청일전쟁 때도, 한국전쟁 때도 참전했던 것이다. 만약 한반도가 적대국이 되거나 적대 세력과 제휴한 다면 중국의 안보에는 치명적이다. 한반도의 지정학적 상황은 1962년 쿠바 미사일 위기를 떠올리게 한다. 한 반도의 위치는 미 대륙에서 플로리다 반도와 비슷하다. 그 플로리다 반도와 마주하는 섬이 바로 쿠바다. 플로리다 와 쿠바는 원래 스페인 식민지였다. 플 로리다는 1819년 미국 땅이 됐고, 쿠바 는 1899년 미국과 스페인 전쟁 후 미국 의 지배하에 놓이게 됐다. 플로리다와 쿠바 모두 미대륙의 안보를 위해서는 반드시 확보해야 하는 거점이었다. 그러다가 쿠바에서 1959년 혁명이 일어나 사회주의 국가가 탄생했다. 그 동안 유라시아 대륙에서 사회주의 확 산을 방지하기 위해 얼마나 노심초사 해 왔던가. 그런데 자신들의 코 앞에 사 회주의 국가가 건설된 것이다. 이런 상 황에서 소련은 쿠바 카스트로 정권을 보호한다는 명분으로 쿠바에 미사일 기지 건설을 추진했다. 미국은 이를 자 국에 대한 선전포고로 간주할 수밖에 없었고, 곧 전쟁도 불사하겠다고 선언 했다. 3차 세계대전 발발 직전에 소련 은 쿠바 미사일 기지를 포기했다. 대가 는 미국이 터키에 있던 자국의 미사일 기지를 포기하는 것이었다. 미국이 코 앞에 적국의 미사일 기지 를 용납할 수 없던 것처럼 중국도 한반 도에 사드와 같은 새로운 군사시설이 들어오는 걸 용납할 순 없을 것이다. G2 시대 한반도의 지정학적 중요성 문재인 대통령이 지난 주말 비공개 로 제주를 방문하면서 도내는 물론 전국적으로 뜨거운 관심을 끌었다. 본지는 지난 27일 문 대통령이 제 주를 방문했다는 사실을 제보받고 이를 확인하기 위해 백방으로 확인 작업에 나섰고 비공개 일정으로 제 주를 찾았다는 사실을 확인할 수 있 었다. 본지는 문 대통령이 비공식으로 제 주를 방문했고 수행도 부속실장과 경호실장 등 최소한의 인원만 함께 했다는 것은 확인해 줄 수 있다는 청 와대의 입장을 확인한 후 추가 취재 를 거쳐 기사를 보도했다( 7월 29일 자 1면 보도). 문 대통령의 이번 제주 방문은 지 난해 10월 서귀포시에서 열린 2018 대한민국 해군 국제관함식에 참석하 고 강정마을 주민들을 만난 지 9개월 반 만이다. 문 대통령이 비공개로 제주를 방문 하기는 했지만 이에 대한 제주도청의 자세는 매우 유감이었다. 아무리 청와대에서 대통령의 제주 방문 사실을 알리지 않았다고 하지 만 제주도는 문 대통령의 내도 사실 을 전혀 모르고 있었다. 제주도는 최근 다양한 현안 해결 을 위해 대중앙 접촉에 동분서주하 고 있다. 원희룡 지사도 지난 24일 부산에 서 열린 시․도지사 간담회에 참석한 문 대통령에게 제주에 대한 각별한 관심과 지원을 부탁하기도 했다. 이런 시기에 대통령이 비공식이지 만 제주를 방문한 것은 제주에는 좋 은 기회였다. 하지만 제주도 관계자들은 사실을 확인하는 기자에게 “왔는 줄 몰랐다. 대통령이 오셨구나”정도의 반응을 보였다. 그리고는 끝이었다. 제주도의 적극적인 태도가 아쉽다. 문 대통령의 제주 방문과 제주도의 아쉬운 대응 기자수첩 부남철 | 정치경제부 제주시론 김방울 고문헌 박사 논설위원 지정학으로 보는 한반도 한반도 분단 극복을 위하여(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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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피니언 152019년 7월 31일 수요일 | 제22242호

다 아는 것처럼 제주는 섬이라는 지리적 특성 때

문에 상대적으로 외부에서 병해충이 들어오기가 쉽

지 않다. 그런데 이 같은 일반적인 생각은 이제 옛말

이 됐다. 제주에서도 과거에는 찾아볼 수 없던 외래

병해충과 돌발 병해충이 속출하고 있다.

물론 이는 제주만의 문제가 아닌 전국 공통 현상

이지만, 청정을 최고의 대외 경쟁력으로 내세우는

제주 입장에서 보면 심각한 문제가 아닐 수 없다.

국제교역과 해외교류가 증가하면서 외국에서 유

입된 병해충이 들어오거나, 기후온난화의 영향으로

과거에 찾아볼 수 없던 아열대 병해충 발생이 돌발

적으로 나온다.

이와 관련 국립생태원 외래생물연구센터의 ‘붉은

불개미 등 외래곤충 제주지역 현장조사 결과보고’

자료에 따르면 최근 제주시 조천읍의 한 옥수수 농

가에서 열대거세미나방(Fall Armyworm) 유충이

발견됐다. 연구센터는 지난 9~11일 외래곤충 제주지

역 현장조사 중 열대거세미나방이 발견된 이 농가에

서 또 다른 외래 해충인 멸강나방 유충도 확인했다.

열대거세미나방은 지난달 13일 제주도농업기술

원 동부농업기술센터 예찰 과정에서 국내 최초로 발

견된 비래(飛來·날아옴) 해충이다. 이 해충은 아메

리카 대륙의 열대·아열대 지역이 원산으로 2016년

남아프리카공화국 등 아프리카 43개 나라로 확산

돼 큰 피해를 낸 이후 지난해까지 스리랑카·방글라

데시·태국·미얀마 등 동남아시아 8개국으로 퍼졌다.

올해 들어서는 중국에서 빠르게 확산했고, 지난

달 제주까지 상륙했다. 이들 외래 병해충이 제주에

서 발견됐다는 사실은 그 자체만으로도 농업생산성

저하와 농산물의 안전성을 위협할 수 있다.

특히 이 같은 현상은 앞으로 더욱 심화되면 심화

됐지 감소하지는 않을 것이라는 점에서 선제적이고

도 근본적인 대책 마련이 시급하다.

이처럼 외래 병해충이 제주에서 빈발하는 것은 지

구온난화와 밀접한 관계가 있다는 게 전문기관의

공통된 분석이다. 나아가 이 같은 현상은 올해 일시

적으로 나타나는 현상이 아니라 앞으로 더욱 심해

질 것이라는 추정이 가능하다.

외래 병해충으로 인한 피해를 막기 위해서는 철저

한 예찰과 검역을 통해 병해충의 발생을 예방하고

발생이 확인되면 신속하고 광범위한 공격적 방제를

통해 확산을 최소화하는 게 최선이다.

예찰을 담당하는 연구·조사 기관과 정부의 선제

적 대응을 거듭 주문한다.

나아가 외래해충을 발견한 농가 등 도민들의 경각

심도 이번 기회에 되돌아볼 필요가 있다.

자영업자들을 만나면 하는 말이 갈수록 늘어나는

일반 관리비를 포함한 매출 원가 상승 때문에 머리

가 아플 지경이라고 한다.

하루 종일 이리 뛰고 저리 뛰고 애를 써도 손에 쥐

는 돈이 자꾸만 줄어든다고 한다.

가게 임대료도 벅찬데 인건비 비중이 갈수록 커져

서 원가 상승 주요인이 되고 있다고 한다.

적은 인원으로 소규모 자영업을 경영하는 모든 자

영업자들의 공통된 고민일 것이다.

통계청에 따르면 올 6월 기준 제주지역 자영업자

는 11만4000명으로 이 가운데 고용원이 없는 이른

바 ‘나홀로’ 자영업자는 8만9000명으로, 전년 동기

(7만9000명)에 비해 1만명 증가했다고 한다.

전체 자영업자의 78.1%를 차지했다. 도내 자영업

자 10명 중 8명은 직원 없이 홀로 점포를 운영하는

셈이다. 경기 악화와 인건비 부담으로 사람을 고용

하지 않고 나홀로 점포를 운영하고 있다는 얘기다.

누가 혼자 ‘북치고 장구치며’ 혼자 일을 하고 싶을

까. 최근 2년간 큰 폭의 최저임금 인상으로 인건비

부담이 커지고 경기 침체로 영업 난이 가중되니 할

수 없이 ‘나홀로’ 가게를 운영할 수밖에 없는 탓이다.

자영업이 무너지게 되면 서민 경제 모세혈관이 막

히고 실업난과 고용 불안이 커진다. 우리 경제는 자

영업 비중이 25%가 넘어 미국(6%), 일본(11%) 등에

비해 월등히 높다. 특히 제주도의 경우 자영업 비중

이 상대적으로 크다. 잘못하면 우리 제주경제 전체

에 큰 타격을 줄 수 있다.

정부는 신용카드 수수료 인하, 임대료 상승 억제

등을 해법으로 내놓았다. 하지만 폭탄 돌리기와 같

은 이런 해법은 또 다른 부작용을 양산할 수 있다. 경

제는 한 곳을 누르면 다른 쪽이 튀어나오게 돼 있다.

결국 원론으로 돌아가 경기에 활력을 불어넣는 수

밖에 없다. 모든 영역에서 대대적으로 규제 풀고, 노

동·공공 개혁을 단행하고, 선진국 어디도 하지 않는

‘세금 퍼붓기 성장’ 역주행을 중단해 민간의 활력을

높이는 것이다. 그래야 기업 투자가 살아나고, 소비

가 늘어난다. 성장이나 일자리를 정부가 세금으로

만들 수 있다는 생각부터 버려야 한다.

보도에 따르면 제주시 이도2동에서 음식점을 운

영하는 김모씨(56․여)는 “인건비 감당이 어려워 올

초부터 주방이모를 내보내고 혼자 가게를 운영하고

있다”며 “그런데도 장사가 너무 안 돼서 막막한 상

황”이라고 한다. 상황이 이렇게 어렵다.

전체 경기가 살아나야 골목 가게도 장사가 된다.

특별한 비결이 달리 없다.

해법은 정부가 기업을 뛰게 만드는 것뿐이다.

사설

잇단 외래병해충 출현, 선제적 방어가 답이다

경기가 살아나야 골목가게도 장사 된다

1945년 광복 직후 소련의 남하를 저

지하기 위해 임시방편으로 그어졌던

38선은 휴전선이라는 이름으로 지금

까지 유지되고 있다.

그 사이 중국은 미국과의 관계 개선

을 통해 개혁 개방의 길로 들어서 눈부

신 경제성장을 이뤄냈다.

반면 소련은 내부 모순과 외부 압박

을 이겨내지 못 하고 결국 사망선고를

받기에 이르렀다. 그 유산의 상당 부분

을 러시아가 이어받았지만 말이다. 20

세기 후반 이후의 역사는 소련의 퇴조

와 중국의 부상, 그리고 여전히 강건한

미국으로 정리할 수 있겠다.

세계열강들의 그룹인 G7 체제는 한

편으로는 다자화된 G20 체제로 확대

됐으나, 다른 한편으로는 양극화된 G2

체제로 수렴됐다. G2 체제의 당사자인

중국과 미국에 한반도는 지정학적으

로 어떤 의미가 있는가. 그리고 이전 냉

전시대와는 어떤 차이가 있는가.

우선 미국에 동아시아 정책의 핵심

거점은 여전히 일본이다. 일본은 러시

아와 중국 등 대륙 세력의 태평양 진출

을 막는 방패 역할을 충실히 하고 있다.

일본 본토와 오키나와 열도, 대만, 필리

핀, 호주로 이어지는 라인을 철벽 방어

하는 것이다. 그래서 미국은 일본을 소

홀히 할 수 없다.

소극적인 해상 봉쇄를 넘어 대륙 압

박이라는 적극적 차원으로 들어가면

한반도의 지정학적 가치가 훨씬 중요

해진다. 한반도는 베이징과 너무나 가

까울 뿐만 아니라 만에 하나 중국 대륙

에 진출하는 상황이 발생하면 그 유일

한 입구가 될 것이기 때문이다. 미국에

한반도는 대륙 세력의 남하를 막는 저

지선을 넘어 대륙으로 압박해 들어갈

수 있는 전초기지인 것이다.

현재 미국의 한반도 전략은 투 트랙

으로 진행되는 것으로 보인다. 남한에

는 평택에 세계 최대의 미군기지를 건

설해서 미 육군을 주둔시켰고, 성주에

사드를 배치시켜 놓았다. 북한과는 대

화를 통해 핵무기를 포기하는 대신 개

혁 개방의 길로 나오라고 유도하고 있

다. 결국 남·북 모두 친미 세력화하는

것이 미국의 궁극적 목표일 것이다.

작금 북·미 대화는 트럼프라는 개인

의 특성도 작용하지만 미국의 대중 견

제라는 지정학적 전략 차원에서 바라

봐야 한다. 사드 배치와 북·미 대화는

중국에게 엄청난 압박일 것이다. 중국

에게 한반도는 대륙의 명운을 걸고 반

드시 사수해야 되는 혈처다. 그래서 임

진왜란 때도, 청일전쟁 때도, 한국전쟁

때도 참전했던 것이다. 만약 한반도가

적대국이 되거나 적대 세력과 제휴한

다면 중국의 안보에는 치명적이다.

한반도의 지정학적 상황은 1962년

쿠바 미사일 위기를 떠올리게 한다. 한

반도의 위치는 미 대륙에서 플로리다

반도와 비슷하다. 그 플로리다 반도와

마주하는 섬이 바로 쿠바다. 플로리다

와 쿠바는 원래 스페인 식민지였다. 플

로리다는 1819년 미국 땅이 됐고, 쿠바

는 1899년 미국과 스페인 전쟁 후 미국

의 지배하에 놓이게 됐다. 플로리다와

쿠바 모두 미대륙의 안보를 위해서는

반드시 확보해야 하는 거점이었다.

그러다가 쿠바에서 1959년 혁명이

일어나 사회주의 국가가 탄생했다. 그

동안 유라시아 대륙에서 사회주의 확

산을 방지하기 위해 얼마나 노심초사

해 왔던가. 그런데 자신들의 코 앞에 사

회주의 국가가 건설된 것이다. 이런 상

황에서 소련은 쿠바 카스트로 정권을

보호한다는 명분으로 쿠바에 미사일

기지 건설을 추진했다. 미국은 이를 자

국에 대한 선전포고로 간주할 수밖에

없었고, 곧 전쟁도 불사하겠다고 선언

했다. 3차 세계대전 발발 직전에 소련

은 쿠바 미사일 기지를 포기했다. 대가

는 미국이 터키에 있던 자국의 미사일

기지를 포기하는 것이었다.

미국이 코 앞에 적국의 미사일 기지

를 용납할 수 없던 것처럼 중국도 한반

도에 사드와 같은 새로운 군사시설이

들어오는 걸 용납할 순 없을 것이다.

G2 시대 한반도의 지정학적 중요성

문재인 대통령이 지난 주말 비공개

로 제주를 방문하면서 도내는 물론

전국적으로 뜨거운 관심을 끌었다.

본지는 지난 27일 문 대통령이 제

주를 방문했다는 사실을 제보받고

이를 확인하기 위해 백방으로 확인

작업에 나섰고 비공개 일정으로 제

주를 찾았다는 사실을 확인할 수 있

었다.

본지는 문 대통령이 비공식으로 제

주를 방문했고 수행도 부속실장과

경호실장 등 최소한의 인원만 함께

했다는 것은 확인해 줄 수 있다는 청

와대의 입장을 확인한 후 추가 취재

를 거쳐 기사를 보도했다(7월 29일

자 1면 보도).

문 대통령의 이번 제주 방문은 지

난해 10월 서귀포시에서 열린 2018

대한민국 해군 국제관함식에 참석하

고 강정마을 주민들을 만난 지 9개월

반 만이다.

문 대통령이 비공개로 제주를 방문

하기는 했지만 이에 대한 제주도청의

자세는 매우 유감이었다.

아무리 청와대에서 대통령의 제주

방문 사실을 알리지 않았다고 하지

만 제주도는 문 대통령의 내도 사실

을 전혀 모르고 있었다.

제주도는 최근 다양한 현안 해결

을 위해 대중앙 접촉에 동분서주하

고 있다.

원희룡 지사도 지난 24일 부산에

서 열린 시․도지사 간담회에 참석한

문 대통령에게 제주에 대한 각별한

관심과 지원을 부탁하기도 했다.

이런 시기에 대통령이 비공식이지

만 제주를 방문한 것은 제주에는 좋

은 기회였다.

하지만 제주도 관계자들은 사실을

확인하는 기자에게 “왔는 줄 몰랐다.

대통령이 오셨구나”정도의 반응을

보였다. 그리고는 끝이었다.

제주도의 적극적인 태도가 아쉽다.

문 대통령의 제주 방문과 제주도의 아쉬운 대응

기자수첩

부남철 | 정치경제부

제주시론

김 방 울

고문헌 박사

논설위원

지정학으로 보는 한반도

한반도 분단 극복을 위하여(6)